▶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전경.ⓒ현대중공업

글로벌 선사들이 선박 발주를 늘리면서 국내 조선업에도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이에 2010년 중반 이후 수주절벽으로 문을 닫았던 지역 조선소들도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에 대해 내년 1월 전면 재가동을 결정하고 관련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군산조선소를 내년부터 블록 공장으로 운영한다는 방침 하에 현재 본격 가동을 앞두고 부분 생산이 재개된 상태"라며 "연간 10만톤 블록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소 가동을 위해 현재 선박 가공·소조·대조·채널·선행도장 등 5개 공정별로 12개 사내 협력사를 선정했으며 최대 1000여명이 근무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산에서는 우선 컨테이너 선박용 블록을 제작하고 향후 LNG와 LPG 선박용 블록 등으로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다.

군산조선소는 2017년 7월 이후 5년 이상 가동을 멈췄다. 당시 발주 가뭄 속에 건조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 가동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조선소 운영에 직접적으로 엮인 협력업체들과 기자재업체, 지역 상권의 소상공인까지 군산시 전체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 군산시는 조선소 가동중단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등의 위기로 지난 2018년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그러다 2020년 이후 발주 시장이 기지개를 펴면서 지난해부터 재가동 논의가 본격화됐다. 그 결과 올해 2월 산업통상자원부·고용노동부·전북도·군산시·현대중공업이 '군산조선소 재가동(2023년)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후 인력양성, 고용보조, 지역 산업기반 재건과 안정적인 물량 배정 등이 집중 검토됐고 설비 정비 및 인력 배치 등을 거쳐 선박 블록 생산공장으로 활용이 결정됐다.

국내 중형조선사인 HJ중공업은 최근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거제공장을 새롭게 열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컨테이너선 수주로 상선 시장에 복귀한 뒤 올 들어 4척을 추가 수주하며 총 8척, 6600억원 상당의 일감을 확보했다. 이에 부하가 걸린 영도조선소를 보완하기 위해 블록 생산공장을 신설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지난해 상선 수주를 재개하면서 생산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줄 위성공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거제공장은 향후 회사 정상화와 재도약에 일익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HSG성동조선(옛 성동조선)도 블록 전문 제조업체로 변신해 가동 중이다. HSG성동조선은 삼성중공업과 2500억원 규모 건조 계약을 체결해 오는 2024년까지 15척의 블록을 납품할 계획이다.

2020년 HSG중공업으로 인수된 이후 체질 개선에 나서 대형 조선사로부터 블록 외주 생산과 해양플랜트 부품 등을 수주해 생산하고 있다. 회사는 연말까지 공장가동률을 90%로 올리고, 내년에는 고용 규모도 4000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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