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사실상 대우조선해양의 새 주인으로 확정되면서 매각 작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됐다. 이르면 내달 말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될 예정인데, 향후 상세실사를 통해 추가 부실이 발견되거나 노조와의 갈등이 번질 경우 인수 과정의 걸림돌로 부상할 가능성이 남아있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경쟁입찰이 추가 인수 희망자 없이 마감되면서 한화그룹은 단독으로 인수 절차를 진행하게 됐다.
앞서 한화그룹이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우조선해양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스토킹호스 방식으로 진행된 절차에서 유일한 투자자로 남은 만큼 큰 이슈 없이 안착이 예상된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변수는 있다. 먼저 곧이어 시작될 실사에서 추가적인 부실이 포착될 가능성이다. 러시아 수주 프로젝트 및 드릴십 계약해지, 저가 덤핑 계약 등과 관련된 부실 우려가 제기된다.
기본적인 재무구조도 취약하다. 대우조선해양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지난해 말 1조7789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조1060억원으로 6729억원 감소했다. 같은 기간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은 1조4240억원으로 2861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379.1%에서 올해 상반기 말 676.5%로 급등했다. 다만 한화그룹의 2조원의 유상증자가 완료되면 이는 295.2%로 낮아질 전망이다.
2조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도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우려요인이다. 산은 측은 매각이 완료된 이후에도 해당 영구채 금리 조정을 포함해 기존 금융 지원을 약속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측은 산은과의 물밑 협상에서 이미 상당히 면밀한 자료 검토를 진행한 것으로 안다"면서 "과거 인수 시도를 비롯해 대우조선의 사정을 깊이 파악하고 있어 실사 과정에서 큰 이슈는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노조 리스크도 남아있다. 지난 2008년 불발에 그친 인수시도 당시 노조의 거센 반발이 있었던 만큼 가장 큰 난관으로 지목되는 부분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한화로의 매각이 공식화된 후 곧바로 "노조와 구성원 참여 없는 일방적인 매각발표에 분노한다"며 "매각 진행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구성원 고용 승계 △노동조합 및 단체협약 승계 △인수 후 분할 또는 매각 금지 △지역 발전 위한 투자 계획 등 요구안을 걸었다. 노조는 매각에는 기본으로 찬성하는 입장이지만 한화가 적극적인 의지로 노조와 대화에 나서야한다고 전제하고 있다.
반면 기업결합은 상대적으로 넘기 쉬운 과제로 진단된다. 한화그룹은 이번 인수로 조선업에 새로이 진출하는 바 무난히 결합심사가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를 비롯한 조선산업의 이해관계가 엮인 주요 경쟁당국의 결합 심사 등의 절차는 내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향후 최대 6주간 상세 실사 작업을 진행한 뒤 내달 말께 대우조선과 본계약을 맺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