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조합원들이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 선박 건조시설 1도크 내 건조 중인 원유 운반선을 점거, 농성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선산업이 지난해부터 호황에 돌입하면서 안정적인 일감 확보와 수익성 제고가 가능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호황을 든든히 받칠 산업인력들이 부족해 업계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은 올해 수주목표 달성을 코 앞에 두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220억6000만달러 규모 184척을 수주하면서 연간 목표치를 126.5% 초과 달성했다. 대우조선도 현재까지 LNG선 36척·컨테이너선 6척·해양플랜트 1기 등 총 99억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인 89억달러의 111%를 채웠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39척, 74억달러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목표 88억 달러 중 84%를 달성한 상태다.

발주 풍년 속에 우리 주력선종인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도 크게 올랐다. 대우조선해양은 최근 미주지역 선주로부터 LNG운반선 2척을 5억달러에 수주했다. 척당 2억5000만 달러 규모로, 2008년 이후 LNG 신조선가가 최고치를 찍었다. 선가 상승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만한 질 높은 일감이 쌓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달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전달보다 0.46포인트 상승한 162.27포인트를 기록해 2020년 12월 이후 22개월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시황 호조에도 조선사들은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조선소 작업현장에 정작 일할 사람이 없는 인력난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에 걸친 불황기에 이탈한 숙련인력들이 복귀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에 따르면 국내 조선업 종사자 수는 2014년 20만3441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후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 7월 기준 9만2394명을 기록했다. 8년 새 절반 이상이 선박 건조 현장을 떠난 것이다.

협회는 국내 조선업계의 현 수주 물량과 향후 경쟁력 유지 목표로 종합해 5년간 4만3000명의 전문인력이 추가 투입돼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생산 분야에서만 연평균 7000명 이상이 추가 확보돼야 하고 연구·설계 분야도 매년 4000명 이상 양성이 필요하다.

인력문제가 심각해지자 정부가 나서 외국인 근로자 채용안을 포함한 단기 처방약도 내놨다. 외국인 비전문 취업 인력(E-9 비자)을 최우선 배정해 올해 말까지 2500여명을 입국시킬 계획이다. 한시적으로 국내 근로자들의 특별연장근로 기간 한도를 90일에서 180일까지 확대한다.

고질적인 원하청 이중구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주요 조선사와 협력사간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 상생협의체를 운영하고 정부는 협약에 참여하고 이행한 기업에 각종 장려금과 수당, 금융 등을 우대 지원키로 했다. 숙련 퇴직자 재고용 장려금과 기술 전수 수당, 계속 고용 장려금, 공동이용시설 개선 비용 등 '조선업 상생 지원 패키지 사업'도 신설한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업의 회복세가 가속화되고 수주물량이 늘면서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의 지원과 업계 전체의 상생 노력이 절실한 상황이며 최근 나온 원하청 이중구조 문제를 포함해 세부적으로 명확한 합의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