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30만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가 바다를 항해하고 있다.ⓒ대우조선해양

유조선 운임이 들썩이고 있다. 연말 원유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 중국발 물량이 운임을 끌어올렸다.

16일 한국해양진흥공사 해운정보서비스에 따르면 11월 2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운임지수(WS)는 112.77로 전주보다 5.50포인트 상승했다.

VLCC는 11월 말 선적 화물이 다량으로 유입되면서 중동~중국 구간의 운임이 한 주 사이 5% 상승했다. 해당 노선의 탱커용선료(TCE)는 하루당 8만886달러로 지난주 대비 6155달러 급등했다. 올해 중국의 산업 생산 둔화에도 최근 신규 정제설비의 시운전이 시작되면서 원유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제품을 실어나르는 MR탱커(중형사이즈 석유제품선)의 운임(한국~싱가포르)도 하루 4만213달러로 크게 올랐다. 동북아시아 지역 수출 물량 증가로 해당 구간 운임이 주간 40%나 급등했다. 이는 중국의 석유제품 수출이 반짝 증가한 영향인데, 내수 시장의 수요 부진 속에 경유 정제마진이 상승하자 수출 쿼터 소진 목적의 물량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LR탱커는 납사(Naphtha) 생산마진 악화로 물동량이 지속적으로 줄고 있으며 중동~동북아 구간의 운임이 약세를 띠고 있다.

2020년 하반기 이후 국제유가 급등과 함께 탱커 운임은 하향 곡선을 그렸다.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진 약세는 하반기 수급 조정에 따라 일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달 들어서는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중국발 스팟 물량이 운임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연말까지 상승 흐름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유조선(탱커) 운임의 가장 큰 영향이 미치는 원유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기 때문이다. 국제유가는 1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배럴당 86.92달러에 거래됐다.

단기적으로는 유가 상승요인이 부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신 보고서에서 서방의 대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로 러시아의 원유 수출이 하루 110만 배럴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대러 제재가 본격화될 경우 원유 공급이 감소해 유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이 가운데 미국의 4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 인상) 이후 통화긴축의 속도조절이 예상되면서 유가의 또 다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유조선 시장은 OPEC+의 감산과 대러 제재로 인한 원유 물동량 감소와 함께 연말 국제유가 상승이 불러올 전체 수요 둔화를 우려하고 있다. 당분간 동북아시아 스팟 운임을 중심으로 일부 상승세가 이어진 뒤 글로벌 원유 수요의 회복세에 따라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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