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커진 가운데 주택매수심리도 역대 최저수준으로 얼어붙은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90.1) 대비 6.6%포인트(포인트) 하락한 83.5를 기록했다. 국토연구원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1년 3월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주택시장 소비심리는 전국적으로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강 국면을 맞고 있다. 국토연은 소비심리지수를 토대로 부동산 시장 상황을 상승(115 이상)·보합(95∼115 미만)·하강(95 미만) 3개 국면으로 구분한다.
지난달 수도권 지수는 82.5로 전월 대비 6.5포인트 떨어졌고, 비수도권은 84.6으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은 83.3으로 전월(91.1)보다 7.8포인트 내렸고, 세종은 전월(83.1)보다 16포인트 떨어진 67.1을 기록하며 전국 최저를 기록했다.
전세시장도 하강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전국 기준 76.8로 전월 대비 8.3포인트 떨어졌고 수도권(74.1)과 비수도권(79.8)은 각각 8.7포인트, 7.8포인트 하락했다.
서울의 주택 전세 소비심리 지수는 전월(82.8)보다 10포인트 이상 크게 하락한 72.4를 기록하며 소비심리가 크게 악화했다.
토지시장의 소비심리지수도 같은 국면이다. 지난달 전국 기준 85.9를 기록하며 지수가 90선 밑으로 떨어졌고, 특히 수도권은 9월 94.5에서 10월에는 86.2로 8.3포인트 하락해 비수도권(-3.4포인트)에 비해 낙폭이 컸다.
국토연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조로 가격 하락 우려가 이어지면서 이번 달은 전월에 비해 가격이 더 떨어지고, 거래가 줄었다"며 "중개업소는 '매매가 안 되는데 물건을 팔려고 내놓은 사람은 많다'고 응답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 전국 주택가격 하락세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1%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1.39%)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전국(-0.77%)과 수도권(-1.02%) 주택 종합 매매가도 전월보다 낙폭이 커졌다. 이 또한 2008년 12월(-0.78%, -1.17%)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다.
부동산원은 "금리상승 기조 및 가격하락 우려에 따라 매수심리가 위축되고 거래가격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매수·매도자 간 수급불균형 영향으로 매물이 누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