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디지털 혁신을 위한 공격 행보가 눈길을 끈다. 업권간 경계가 사라지는 '빅블러'(Big Blur) 시대를 이끌 최신 트렌드를 살피고,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제휴 등 신사업 발굴 기회 모색이 핵심이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의 직접 참관을 놓고 일각에서는 그만큼 금융사 내부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제전자제품 박람회 CES 2023에서 단독 부스를 마련하고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소개했다.
CES는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 최신 ICT 기술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국내 전자·통신업계가 대거 참석해 최첨단 기술을 공개하고 해외 사업자와 비즈니스 교류를 통해 신사업을 구상해 왔다.
시나몬은 은행 시스템과 직접 연계가 가능한 게 특징인 가상공간 플랫폼이다. 또 국내 금융권에 적용되는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클라우드 위에 금융권 엔터프라이즈 인프라 환경을 별도로 구축했다.
시나몬은 은행의 다른 플랫폼 서비스·금융 데이터와 연계가 가능한 점,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은 점 등을 인정받아 참여를 요청받았다.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조용병 회장을 비롯해 최고디지털책임자(CDO), 은행·카드·증권·캐피탈의 디지털 담당 임원 등 실무자 30여 명이 출장길에 올랐다. 디지털 전환(DT)이 핵심 경영과제로 떠오르면서 임직원이 직접 현장을 챙기는 등 보폭을 넓히는 분위기다.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CES 2023에 참관했다. 이번 CES 참관을 통해 함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직원들과 함께 전 세계 최신기술 동향과 신기술이 적용된 제품을 직접 체험하며 그룹이 나아가야 할 미래 방향성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를 가졌다.
함 회장은 하나금융그룹이 투자한 에이슬립(Asleep) 부스를 찾아 기기를 체험했다. 또 유수의 국내 및 글로벌 기업 부스를 참관하며 앞으로 다가올 디지털 미래에 대해 격의 없이 소통했다.
함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2023년을 성장의 기회로 삼고 더 늦기 전에 보폭을 넓혀 더욱 빠른 속도로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ACT NOW'를 강조한 바 있다.
또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손님들이 보다 편리하게 금융을 이용하고 직원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과감한 제휴·투자, 다양한 파트너십으로 보완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디지털 영역 개척을 위해 보다 과감하게 도전할 것을 주문했다.
함 회장은 "그룹의 미래를 이끌어 갈 젊은 직원들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미래 혁신 기술 박람회에 참관할 수 있게 돼 의미가 크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디지털 선도 금융그룹으로서 디지털 기술과 금융을 융합한 차별화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바탕으로 그룹의 비전인 하나로 연결된 모두의 금융을 함께 이뤄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