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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의 '어닝 쇼크(실적추락)'가 현실로 나타났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수요가 바닥을 치면서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예고된 악재가 소멸된 올해 1분기부터는 기저효과로 전년대비 실적이 개선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기는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10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0%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전 세계 IT 시장의 소비심리가 냉각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함께 추락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1조 96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0% 줄었다.

올해도 수요 감소는 예상된다. 스마트폰, PC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점쳐지면서도 한편으로 서버와 전장용 등 하이엔드 패키지기판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삼성전기는 이날 설명했다. 하나증권은 삼성전기에 대해 수요 회복을 기다릴 때라고 판단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IT 세트의 수요 감소폭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났는데, 이는 고객사들의 재고 관리 때문으로 추정 된다"면서 "지금은 중국 스마트폰 재고조정 마무리와 중국 리오프닝을 고려해야 하는 때로, 올해 수요 회복시에는 가동률 상승으로 인해 실적 개선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삼성전기에 대해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6일 "MLCC 업황 개선 조짐으로서 중국 3사의 스마

트폰 유통 재고량은 9월을 정점으로 2개월간 소폭 감소세를 보여 고객사의 재고 감축 노력과 MLCC 업체들의 가동률 조정에 따라 유통재고는 1분기를 경과하면서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글로벌 IT 수요 급감 여파로 LG이노텍도 어닝 쇼크에 놓였다.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제공하는 LG이노텍은 아이폰14 생산량 감소에 충격파를 입었다. LG이노텍은 이날 연결 기준 지난 4분기 매출 6조 5477억원, 영업이익 17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0.4% 추락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4112억 원)을 58.66% 하회하는 성적표다. 다만 분기 매출은 6조547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41% 증가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여파로 주요 공급망의 생산이 마비됐고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TV·PC·스마트폰 등 IT 수요 부진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긍정적인 호재는 존재한다. 앞서 LG이노텍은 지난해 12월 23일 광학솔루션 사업 강화를 목적으로 1조6500억원 규모의 신규 시설에 대한 투자를 발표했다.

백기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3년 하반기 신제품 양산을 위한 캐파(생산능력) 확보 및 폴디드 줌(Folded Zoom) 등 고사양 카메라 모듈 공급을 위한 설비투자(캐펙스:Capex) 일환의 투자였을 것"이라며 "주력 고객사 내 입지가 지속해서 상향되고 있기 때문에 중장기 성장 동력을 미리 확보했다는 관점에서 긍정적인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규모 투자로 인한 고정비 증가로 단기 영업이익 성장성이 다소 낮다"고 지적하면서도 "향후 설비투자를 통한 2023년~2025년 중장기 성장 방향성이 뚜렷하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를 지나면서 해당 성장 동력에 대한 부분이 점차 가시화되고 성장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지산 연구원은 LG이노텍에 대해 "올해 1월 들어 아이폰 생산차질 이슈가 해소됐고, 이연 수요가 더해질 것으로 보여 1분기 매출액은 4.9조원으로 계절성을 감안해 양호하겠지만,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밑돌 수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가전 시장을 선도하는 두 기업도 4분기 암울한 실적을 예고한 바 있다. 오는 27일 실적을 발표하는 LG전자는 지난 6일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 4분기 매출 21조 8597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이 관측된다고 예고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2% 추락한 수치다.

31일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전자의 지난 4분기 잠정 실적은 매출 70조원, 영업이익 4조 3000억원으로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9% 감소했다.

이처럼 설 연휴가 지난 이후인 현재 주요 상장사의 예정된 실적 발표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에선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현실화될 올해 1분기 실적도 암울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만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이 반영될 2분기 이후에나 실적 회복이 가능하다는 분석에 시장의 기대감이 쏠리는 모습이다.

한편 25일부터 오는 2월1일까지 국내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25일 삼성전기, LG이노텍, NH투자증권, 코스모화학을 시작으로 △26일 현대차, 포스코케미칼, 삼성SDS, 미래에셋증권 △27일 에스오일, LG에너지솔루션, 기아, 삼성바이오로직스 △30일 삼성SDI, GS건설, 현대위아, 호텔신라 △31일 삼성전자, LG화학, LG생활건강, 현대제철 △2월 1일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등의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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