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모습.ⓒ현대중공업

유조선 운임이 시장에 신조선박들이 투입되기 전까지 향후 수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8일 선박중개업체인 브레마(Braemar)에 따르면 글로벌 조선소들이 2026년 인도가 가능한 납기를 바탕으로 유조선 수주를 위한 영업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로 재화 소비가 급증했던 지난해까지 컨테이너선 발주가 급증했으나 올해부터는 공급망 병목 현상이 해소되고 소비심리도 재화에서 서비스로 이동함에 따라 운임 급락과 함께 선박 발주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과 가스선으로 2025년까지의 일감을 채운 주요 조선소들은 올해 들어 운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유조선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유조선 시장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러시아 제재와 중국의 석유소비 증가로 선박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선사들은 운임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러시아산 원유 운송을 위해 노후선까지 투입하고 있으나 지난해까지 발주된 유조선은 많지 않아 글로벌 수주잔량이 30년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브레마는 최근의 높은 선가와 환경규제로 인한 연료추진방식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오는 2025년부터 MR(Medium Range)탱커를 시작으로 유조선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헨리 큐라(Henry Curra) 브레마 수석연구원은 "지속되는 운임 강세와 탄소중립을 위한 연료의 가격 경쟁력은 유조선 발주 증가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석유회사들이 정기용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면 발주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악화된 유럽과 러시아의 관계는 5년 내에 회복될 것으로 생각되나 이전과 같은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제재를 피해 러시아가 수출하는 원유를 운송하는 '그림자 선단(Dark Fleet)' 규모가 글로벌 선단의 1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클락슨(Clarkson) 자료에 따르면 1만6340척의 글로벌 선단 중 1000척 이상이 러시아 원유 운송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S&P글로벌은 1900척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해상 물동량은 전년대비 0.5% 감소한 119억톤에 그쳤으나 올해는 121억톤, 내년에는 125억톤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유조선 등 에너지와 관련된 교역 규모는 올해 3% 증가하는 반면 컨테이너선 등 에너지와 연관되지 않은 교역 규모는 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테픈 고든(Stehpen Gorden) 클락슨리서치 상무는 올해 원유 운반선 수요는 물량 기준 전년대비 3%, 톤마일 기준 7% 증가하고 정유제품 운반 관련 선박 수요는 물량 기준 4%, 톤마일 기준 11%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원유 공급망의 판도가 변하고 있으며 이는 수요처와 공급처의 거리를 더 멀어지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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