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입원두가격 하락에도 시중 커피가격은 반대로 상승하고 있다.ⓒ연합

정부가 최근 하향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커피원두(생두) 수입 할당관세 인하를 연말까지 연장 시행하면서 원두 수입가격이 두달 새 20%가까이 하락했지만 시중 커피가격은 반대로 올라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선물 원두가격이 원가에 반영되는데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세 효과는 2분기부터 나타날것이라고 해석하지만 원두가격 하락이 시중 커피가격을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이 지배적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커피 원두(생두) 수입 가격이 최근 안정세에 들었다. 국제 원두 가격 하락에 정부의 할당 관세 면제까지 겹쳐지면서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커피 원두(생두) 수입 시 부가가치세(10%)를 면제해줬다. 같은해 8월부턴 원두 수입 시할당 관세(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관세 적용) 0%를 적용해왔다.

지난해 10월 커피 원두 수입가격은 ㎏당 7401원으로 정점에 오른 이후 12월에는 6058원으로 18.1% 하락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는 5613원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대비 24.2%나 떨어진 셈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원두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두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시중 커피가격은 되레 상승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형 프랜차이즈는 물론 중저가 카페, 소규모 개인 카페까지 줄줄이 커피값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해 말 원두가격 인상을 이유로 커피프랜차이즈들이 일제히 가격을 올렸지만 가격인상 사례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실제 최근에는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대용량 저가 커피브랜드도 가격을 올렸다. '빽다방'에 이어 '컴포즈커피'도 오는 11일부터 카페라테와 카푸치노 등의 가격을 200~500원씩 올리기로 했다.

카페 업계는 원두 가격이 내리는데도 카페 커피값이 그대로거나 오히려 오르는 건 원두가 커피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업계에 따르면 프랜차이즈 평균 기준 커피 한 잔 가격에서 원두값이 차지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나머지 90%에 점포 운영을 위한 부동산 매입비 또는 임대료비, 최저임금 상승 등에 따른 인건비와 기타 원재료 비용 등이 반영된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최근 우유 가격까지 오르면서 라떼나 요거트 등 메뉴들의 인상 폭은 더 가파르다.

게다가 관세 혜택은 원두 수입업자에게만 해당된다. 원두를 소량으로 납품받는 개인 자영업자들은 관세 혜택을 체감하기 어렵다. 수입업자들이 물류비 증가 등의 이유로 납품가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원두가 시중 커피 가격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커피 가격은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원두 외 부자재 가격이 여전히 오르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두 가격도 언제까지 하향 안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이와 관련 국내 원두 수입의 23%를 차지하는 브라질이 4~5월 커피 수확기를 앞두고 작황이 악화할 전망이다. 극심한 가뭄 때문이다. 국제 원두 가격이 수입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짧게는 2~3개월가량 걸리는 만큼 올 2분기부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다른 자재비나 관리비 때문에 커피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원두 가격까지 상승할 경우 불가피한 추가 인상을 단행 할 수밖에 없다"며 "이미 한 차례 가격을 올린 상황에도 자재비 부담에 마진이 줄어드는 추세라 추가 인상 요인이 나오면 이전과 비슷하거나 더 큰 폭으로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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