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형마트 업계가 수익성 확대를 위해 간편 조리 식품 판매 비중을 높이는 모습이다. 비싸진 외식물가로 마트 조리 식품 수요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공급량을 늘려 여세를 몰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들이 즉석 조리 식품 공급을 늘리기 위해 식품 전용 공장을 늘리거나 매장 운영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마트는 최근 센트럴키친 확장 방침을 확정했다. 지난해 11월 이마트 청계천점에 연 센트럴키친 1호점에 이어 올해 하반기 중 경기도 지역 내 이마트 점포에 센트럴키친 2호점을 설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센트럴키친은 조리·반조리 상태로 완성한 초밥, 치킨 등 델리카트를 인근 점포에 공급하는 이른바 제품 생산 허브다. 매장이 상품을 발주하면 이에 맞춰 구매, 제조·공급하는 식이다.
업계에서는 센트럴키친의 운영 성과가 이번 확장으로 이어졌다고 판단한다. 이마트는 그동안 각 매장에서 델리카트를 자체 생산했지만, 센트럴키친 설립으로 4곳 점포 상품 생산을 통합해 인력 운영에서의 비용 감축은 물론, 원부재료 구매 비용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이마트는 센트럴키친으로 운영 효율성이 개선, 델리카트 상품군도 50% 가까이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마트는 센트럴키친 구축 이전 각 점포별로 직접 생산한 20여개 정도의 델리카트 상품을 제조·판매했지만, 제조 물량 통합 후 운영 상품 수는 30개로 증가했다.
마트 업계가 조리 식품 공급을 늘리는 데는 판매량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이미 검증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이 먹거리 매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식품 전문관으로 리뉴얼한 10개 점포의 식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평균 40% 이상 증가했다.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점포 면적 50% 이상을 식품 매장으로 조성하고 신선식품, 즉석식품, 간편식 등을 다채롭게 구성한 매장이다. 판매자 중심이었던 동선은 고객 중심으로 개편했다. 신선식품부터 동선이 시작되는 일반 매장과 다르게 간편 조리 식품이 매장 입구에 배치됐다.
실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은 리뉴얼 첫 주말인 지난해 2월19일 간석점, 월드컵점은 각각 일 매출 11억원, 10억원을 돌파했다. 1년을 넘긴 지난 3월 1일에는 간석점, 월드컵점을 포함한 6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의 매출이 모두 10억원을 넘겼다.
마트 업계는 향후 조리 식품 공급을 더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솟는 외식 물가에 비교적 저렴한 마트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마트에서는 지난달에만 생생치킨 10만개가 팔렸고 롯데마트 즉석조리 코너 치킨메뉴 매출은 지난해 4월 대비 두 배로 급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미 마트들은 식품 공급량 확대 계획을 짜 놓은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식품과 비식품의 통합 배치와 연관 진열을 강화해 고객 편의와 체험을 극대화한 차세대 콘셉트의 점포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2.0'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이마트도 센트럴키친 2호점 확장을 추진 중이다.
오용근 홈플러스 스토어전략팀장은 "메가푸드마켓은 홈플러스 오프라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관점에 주력한 '홈플러스 메가푸드마켓' 리뉴얼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 즉석 식품이 당분간 외식 수요를 흡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런치플레이션으로 대형마트 조리 식품을 점심식사 대용으로 구매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등 대형마트에서 먹거리를 구매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며 "즉석 조리 식품은 대형마트 입장에서도 원가 절감 효과도 높아 지속적인 공급량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