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북미권역본부장 사장 및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의 팀에 새 경영진이 합류했다. '판매통'인 무뇨스 COO 부임 이후 현대차그룹은 2021년 미국 역대 최대 점유율을 달성한 바 있다. 지난 3월 사내 이사에 오르며 주요 해외 시장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은 무뇨스 COO는 새로운 팀과 함께 글로벌 판매 다각화에 나설 예정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뇨스 COO는 지난 1일(현지 시각)부로 글로벌 COO팀에 새 경영진을 합류시켰다. 합류한 인원은 총 4명으로, 이들은 기존의 미국과 중남미를 넘어 유럽·인도 등까지 판매처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구축한다.
이영호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 전략기획실장은 글로벌사업본부장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부사장은 무뇨스 사장과 함께 글로벌 COO 팀을 구축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로는 서울의 현대차 글로벌 COO 팀을 운영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김의성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HMMA) 공장 사장은 글로벌제조부문 전무로서 한국 공장 외 전 세계에 있는 공장의 생산·조립을 총괄한다.
로버트 그래프턴(Robert Grafton) HMA 딜러 개발 부사장은 글로벌 딜러 네트워크 개발 부사장으로 책임이 확장됐다. 이전까지 닛산에서 근무한 그래프턴 부사장은 무뇨스 COO와 함께 지난 2019년 현대차로 자리를 옮겼다. 또 현대차 글로벌 광고대행사 이노션(INNOCEAN Worldwide America's)에서 근무했던 션 길핀(Sean Gilpin) COO는 글로벌 영업 마케팅 부사장으로 활동한다.
이번 인사 특징은 무뇨스 COO 힘 싣기다. 네 명 모두 무뇨스 COO와 발을 맞추며 현대차의 북미권역 판매량 상승을 이끈 인물로, 북미에 국한된 역할이 전 세계로 확장됐다.

30년 경력의 '판매통'인 무뇨스 COO는 지난 2019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부름으로 닛산 전사성과총괄에서 현대차 북미권역본부장으로 자리를 옮겼으며, 이후 현대차의 미국 내 영향력은 급상승했다. 현대차는 2018년 미국에서 약 67만8000대를 팔고 있었다. 무뇨스 COO 부임 이후에는 ▲2019년 68만8771대 ▲2020년 62만2269대를 판매하며 코로나19 팬데믹 영향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을 받았다.
코로나 회복세인 2021년에는 무려 전년 대비 19% 늘어난 73만8081여대를 판매, HMA 역사상 세 번째로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당시 기아와의 합산 점유율은 10.0%로 미국 진출 35년 만에 처음으로 혼다를 제치기도 했다. 현대차는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 늘어난 39만4613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올 상반기에는 현대차그룹이 스텔란티스를 제치고 판매량 4위에 올랐다는 잠정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배경에는 무뇨스 COO의 안목이 있었다는 평이다. 무뇨스 COO는 부임 이후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지나치게 세단에만 집중한다고 판단해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와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등을 라인업에 추가했다. 당시 팰리세이드는 미드사이즈(midsize) 세그먼트에서 시장점유율 4.5%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후 무뇨스 COO는 능력을 인정받아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현대차 이사회 구성원으로 합류했다.
이번 인사는 사내 이사 등재 후 무뇨스 COO의 첫 행보다. 무뇨스 COO는 취임 직후부터 북미권역본부장 사장과 함께 글로벌 COO 직함을 달고 있었지만, 그동안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 북미권 대응에 주력했다. 영업용 리스 차량을 늘린 결과, 현대차·기아의 6월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3.6% 증가한 8835대를 기록했다. 아이오닉 5는 지난달 3136대가 팔리며 2022년 12월 미국 판매 이후 처음으로 월간 3000대를 돌파했다.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작업도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어 유럽, 인도 등 이외 시장에 집중할 여력이 생긴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인도 제너럴모터스(GM) 공장 인수를 추진하는 등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는 인도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무뇨스 COO는 "글로벌 운영을 감독할 강력한 경영진을 구성하는 것은 현대와 제네시스의 국제적 성공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며 "이들은 우리 조직 내에서 오랜 재직 기간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이 우리의 글로벌 브랜드 성장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그들의 책임을 확장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