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수입차 등록 감소…초고가 수입차 판매 ↑
“연두색 번호판 달기 전 구매”…수요 몰려
개소세 혜택 종료·제도 신설…수입차 업계 ‘고심’

이르면 9월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을 앞두고 수입차 브랜드 간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고가의 수입차 브랜드 판매는 늘어났지만, 대중 브랜드 판매는 주춤했기 때문이다. 수입차 업계는 고객 유치를 위해 할인 프로모션 등의 방안을 고심 중이다.
4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2만1423대)보다 1.3% 감소한 2만1138대로 집계됐다. 전달(2만6756대)보다는 무려 21%가 감소했다.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로 인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 2018년 자동차 소비 활성화와 내수 진작 등을 위해 개별소비세 부과율을 기존 5%에서 3.5%로 한시적으로 인하 운영했다. 그러나 최근 자동차 산업이 호조를 보이자 정책 목적을 달성했다고 판단, 지난달부터 제도를 종료했다. 최대 143만원의 세금 혜택이 사라진 것.
반면 고급 스포츠카 등 최소 억 단위 고가 차량만 판매하는 일명 ‘럭셔리카’ 브랜드의 판매량은 고공행진 중이다. 포르쉐는 지난달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한 953대를 판매했다. 랜드로버의 판매량도 408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1% 더 팔렸다. 초고가 브랜드인 람보르기니와 롤스로이스의 판매량도 각각 45대, 2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20.8% 늘었다.
누적 등록 대수로 보면 양극화는 더 심화된다. 수입차 브랜드 1~7월 누적 대수와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포르쉐 7179대(36.3%↑) ▲랜드로버 3396대(132%↑) ▲벤틀리 466대(6.4%↑) ▲람보르기니 227대(27.5%↑) ▲롤스로이스 183대(28%↑) 등이었다. 반면 초고가 차량 비중이 적은 폭스바겐은 4435대(41.2%↓) ▲미니5228대(22.2%↓) ▲쉐보레 3264대(10.8%↓) 등의 양상을 보인다.
악재에도 불구하고 초고가 브랜드가 잘 팔리는 이유는 오는 9월 시행을 앞둔 ‘연두색 번호판’ 제도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사적 사용이 우려되는 법인 차를 쉽게 인식할 수 있게 하겠다며 법인 전용 번호판 제도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토부 승용차 등록 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취득가액이 3억원을 넘는 승용차(6299대) 가운데 74.8%(4713대)가 법인 차량이었다.
전용 번호판 제도가 시행되면 신규 법인차는 모두 연두색 번호판을 달고 도로를 달린다. 법인 차량을 개인이 유용한다는 일종의 ‘낙인’이 찍히는 셈. 다만 8월까지 등록되는 법인 차량은 기존 번호판을 사용한다.
약 1년 전 법인 명의로 스포츠카 브랜드 계약을 맺은 김모 씨는 “딜러에게 9월 전까지 출고가 가능한지 묻고 있다”면서 “연두색 번호판을 달아야 한다면 계약을 취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이후 초고가 수입차 판매량이 감소할지에 대한 업계의 의견은 분분하다. 다만 개소세 인하 혜택 종료 및 개소세 과세 표준 경감제도가 신설돼 수입차 가격이 기존보다 오른 만큼, 각 수입차 브랜드는 본격적인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제 혜택이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 유리하게 개편됐다”면서 “고객 부담이 늘어난 만큼 (대응 방안에 대한) 수입차 브랜드들의 고민이 커진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