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DX·엘엔애프 등 시총 상위기업 코스피로 이사

“아직 과도기…코스닥 글로벌로 코스닥 브랜드 강화”

▶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EBN

코스닥 상장 종목들이 코스피 시장으로 줄줄이 이전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 활성화 노력이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DX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코스피 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공식화했다. 포스코DX는 거래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고, 우량 기업이 다수 포진하고 있는 코스피로 이전해 기관투자자 수급 개선과 투자자 저변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엘앤에프 역시 코스피 이전 상장을 검토 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피 상장 기업인 셀트리온에 흡수 합병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코스닥 시가총액 3위기업이며, 엘앤에프와 포스코DX도 각각 코스닥 시가총액 4위, 5위 기업이다. 향후 시차를 두고 셀트리온과 합병될 셀트리온제약도 코스닥 시가총액 10위다. 앞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0위 안에 있던 SK오션플랜트(옛 삼강엠앤티),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도 올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둥지를 옮겼다. 코스닥 시장을 이끌어야 하는 시총 상위 기업들이 코스닥 시장을 떠나고 있는 것이다.

계속된 코스닥 기업들의 이전 움직임에 거래소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한국판 나스닥 지수를 벤치마킹해 벤처·혁신기업들의 자금 활로가 돼 왔지만, 코스닥 시장은 코스피 승격을 위한 2부 리그라는 인식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는 나스닥의 글로벌 셀렉트 세그먼트를 참고해 코스닥 대표 우량기업들의 저평가 문제를 해소하고 코스닥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도입했다.

올해 3월부터는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에 편입된 기업을 대상으로 국문 공시를 영문으로 번역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 수급 쏠림을 해소하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유입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4월에도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엑스포를 개최해 기관·외국인 투자수요 확대에 나선 바 있다.

이외에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고 코스닥 글로벌 지수 선물도 계획하고 있다.

문제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엘앤에프, 포스코DX 등 코스닥 글로벌 세그먼트 기업들이 이탈하면서 코스닥 글로벌 지수도 지속적으로 힘이 빠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코스피로 이전한 비에이치, NICE평가정보도 코스닥 글로벌에 포함돼 있었다.

거래소는 코스닥 글로벌이 성장하고 있고 아직 과도기적인 상황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스닥 글로벌 지수는 올해 들어 47%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33.55%를 웃돌고 있다. 올해 코스닥 전체 거래대금 1734조7022억원 중 코스닥 글로벌 거래대금은 266조3399억원으로 15.35%에 달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코스닥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장법인의 결정을 강제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특례상장 등을 통해 다양한 업종의 증시 입성을 지원하는 한편 코스닥 자체 브랜드를 키우기 위해 코스닥 글로벌 활성화에 지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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