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주식 거래량이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감소하면서 투자자 이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감산과 AI 반도체에 힘입어 반등이 기대된다며 박스권 장세에서 반도체 등 주도주 위주의 투자를 조언하고 있다. 삼성전자

최근 삼성전자의 거래가 급감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이상 삼성전자에 투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들어 지난 30일까지 하루 평균 거래량 1155만건을 기록하면서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거래대금 규모는 일평균 7851억원으로 지난 3월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특히 지난 28일에는 거래대금 규모가 3885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8월 25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 7월에만 해도 삼성전자의 일평균 거래량은 1444만건, 거래대금은 1조268억원을 기록했다. 8월 첫째주에도 1465만건·1조207억원의 평균 거래량·거래대금을 나타냈지만, 7~11일 1258만건·8598억원, 14~18일 1126만건·7508억원, 18~25일 1037만건·6974억원, 28~30일 804만건·5386억원으로 갈수록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8월 들어 주가 흐름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1일을 제외하고 8월 내내 7만원을 밑돌고 있다.

개인투자자들도 지친 기색을 내보이고 있다. 한 개인 투자자는 “저가매수를 하기에 그렇게 매력적인 가격도 아니고, 워낙 무거워서 더 많이 오르기도 힘들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지켜보고 있다”며 “너무 주식수가 많은 것 같은데 주식 소각도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거래 급감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좋은 실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팔기도 애매하고, 그렇다고 당장 주가가 오를 것 같지는 않아 사기도 애매한 상황”이라며 “반도체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알파를 만드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증권가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목표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다. 상상인증권은 기존 7만1000원에서 9만5000원으로 33.8%나 목표가를 올렸고, 한화투자증권과 하나증권도 각각 9만4000원, 9만5000원으로 목표가를 수정했다. SK증권은 삼성전자가 1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증권가 적정주가 컨센서스는 8만6182원에서 9만1364원까지 상향됐다.

하반기 감산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도 반등이 예상되고, 특히 삼성전자가 AI 메모리인 HBM 시장에서 유일하게 턴키 생산체제를 구축한 만큼 HBM 공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분기부터 수혜주로 부각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주식시장이 박스권 장세에 머무를 때는 주도주를 중심의 투자 전략을 펼쳐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반도체는 대표적인 주도주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8월 미국의 금리 인상 이슈, 중국의 부동산 위기 등 변수들이 발생했는데, 악재들이 완화되면서 상승하겠지만 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반도체·자동차 등 주도주가 부진하다고 하지만 연초 이후 수익률을 보면 코스피를 상회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러한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4분기 주도주를 매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9월 주식시장은 방향성을 탐색하면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기존 주도 업종인 반도체와 2차전지간 수급이 수시로 바뀌겠지만 상대적으로 주가 부담이 덜한 반도체 비중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