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호텔앤리조트, 한화로보틱스 투자로 2대 주주 안착
신사업 찾던 ‘유통 담당’ 김동선 본부장, 로봇사업 성장성 주목
협동로봇, 조리·시설 관리·보안 등 유통업과 결합점 많아 기대

한화그룹의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가 공식 출범한 가운데 이 회사 2대 주주에 한화호텔앤리조트가 이름을 올리면서 그룹 내 유통 계열사들과 ‘푸드테크’ 부문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군다나 한화호텔앤리조트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이 전략부문장을 겸직하고 있어 향후 사업 성과 여부에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로봇전문기업 한화로보틱스가 지난 4일자로 공식 출범했다. 이 회사는 ㈜한화 모멘텀 부문의 자동화(FA) 사업부 중 협동로봇, 무인운반차(AGV)·자율이동로봇(AMR) 사업을 분리해 만든 신설 법인이다.
한화로보틱스 출범에 유통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는 이 회사가 지주사 ㈜한화와 더불어 호텔·유통 계열사인 한화호텔앤리조트의 동반 투자로 설립된 조인트벤처(JV)이기 때문이다. 지분은 ㈜한화가 68%, 한화호텔앤리조트가 32% 가졌다.
약 210억원 투자로 한화로보틱스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린 한화호텔앤리조트는 한화그룹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본부장이 전략부문장을 겸직해 후계 구도와도 연관된다.
앞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후계 구도와 관련해 세 형제의 주요 담당 분야를 △김동관(방산·태양광·화학) △김동원(금융) △김동선(호텔·레저·유통) 등으로 구분한 바 있다. 이 가운데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던 김동선 본부장이 유통 부문이 아닌 로봇 사업을 점찍은 것이다.
일단 로봇과 유통부문이 ‘협동로봇’ 형태로 사업 결합을 이뤄낸다면 향후 한화로보틱스와 한화로텔앤리조트가 거둘 시너지는 기대해볼만 하다. 협동로봇은 인간과 함께 일할 수 있는 로봇을 뜻하며, 식품 산업에 여러 혁신 기술을 접목하는 ‘푸드테크’ 발전에도 직접적인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은 매년 40% 이상씩 커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 성장 잠재력도 높다. 오는 2025년에는 6조8800억원 이상으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외식, 호텔, 백화점 등 유통가 전반에서 협동로봇을 도입하는 푸드테크 실현 사례도 지속 증가하고 있다. 식음 매장에서 단순히 키오스크를 활용하거나 서빙 로봇 보급을 확대하는 수준을 넘어, 식품 조리 및 물류 시설 관리까지도 활용 부문이 넓어지는 추세다.
각종 숙박·레저·식음료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입장에서도 △음식 조리 △시설 관리 △보안 업무 등 사업장 곳곳에서 로봇 기술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공동 사업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화로보틱스가 한화호텔앤리조트 백화점, 리조트 부문에서 새로운 형태의 성과를 내기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단 외식이나 물류 업무를 중심으로 협동로봇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김동선 본부장이 지난달부터 경기 판교 한화미래기술연구소를 직접 찾아 한화로보틱스 출범에 큰 기대감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산업군 전체적으로 협동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향후 한화로보틱스가 내놓을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와 한화호텔앤리조트 운영 사업간 시너지도 충분히 기대해볼만 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