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임금 단체협상 마무리로 파업 리스크 해소
美 UAW 파업 장기화…현대차그룹·테슬라 반사이익
“4Q 계절적 성수기…752만1000대 목표 달성 가능”

기아 노조가 임금 단체협상(임협)을 매듭지었다.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가장 큰 고비를 넘겼다. 신차 수요가 이어지는 점은 호재다. 계절적 성수기가 다가온 데다가, 전미자동차노동조합(UAW) 파업 장기화로 현대차·기아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기아가 올해 판매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은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임금 단체교섭 조인식을 진행한다. 기아 노조는 지난 20일 임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 71.5% 찬성으로 가결됐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9월 ▲기본급 11만1000원 인상 ▲성과급 400%+1050만원 지급 등 역대급 인상안에 사인하며 파업 우려를 지웠다. 반면 기아 노조는 동일한 조건을 제시받았음에도 17차 교섭까지 몽니를 부리며 파업 으름장을 놨다.
형님 이기는 아우는 없었다. 귀족 노조라는 비판이 이어지자, 기아 노조는 결국 ‘고용세습’이라고 지적받았던 자녀 우선채용 조항도 포기했다. 대신 성과급을 챙겼다.
파업 리스크 해소로 양사는 판매량 목표 달성을 위한 여정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올해 양사가 제시한 판매 목표는 752만1000대로 각각 현대차 432만1000대, 기아 320만대다.
실제 판매량도 순항 중이다. 현대차는 올해 1~9월 전 세계에서 총 312만7001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불황 및 고금리 여파에도 전년 동기 대비 7.7% 늘었다. 기아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어난 235만4072대를 팔았다.
현대차 9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해 피크아웃 우려됐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었고 직접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전언. 되려 비수기인 3분기에도 판매량이 순항했다는 분석이다.
UAW의 파업 장기화도 현대차·기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포드·제너럴모터스(GM)·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기업 노동자들이 소속된 UAW는 임금 인상과 근무 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며 지난 9월 중순 파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4년 반 동안 23% 임금 인상, 공장 폐쇄에 대해 파업할 수 있는 권리 등 역대 최고 수준의 처우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무노조 경영하는 테슬라, 현대차·기아 미국 법인과 수출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빌 포드 포드자동차 회장은 “토요타, 혼다, 테슬라 등 비노조 자동차 업체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에 파업이 길어질수록 좋아한다”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 6개 노조가 공동 파업을 예고한 것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현대트랜시스·현대로템·현대엠시트·현대비앤지스틸 등 6개 노조 지회는 지난 20일 ‘코로나 격려금 및 성과금 미지급분을 쟁취하자’는 내용의 공동 성명서를 내고 24일과 26일 부분 파업을 동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기아 노조 파업에 비해 미치는 영향력은 적으며, 전체 파업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작다고 보고 있다.
조희승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UAW 파업으로 반사 혜택을 현대차그룹이 받고 있다”면서 “2023년 4분기는 계절적 성수기이므로 올해 연간 판매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