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의 차세대 혼합현실(MR) 기기인 비전 프로(Vision Pro) 발표 이후 증강현실(A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개발 방향이 핫 이슈로 떠 오르고 있다.
AR기기에는 OST(optical see-through) 방식과 VST (video see-through) 방식 2가지로 분류된다. OST 방식은 안경과 같은 타입으로서 투명한 유리나 플라스틱을 통해 현실 세계를 볼 수 있는 제품이며, VST 방식은 VR 기기에 카메라가 부착되어 외부의 현실 세계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최근 유비리서치에서는 용어 정의를 명확히 하기 위해 OST 방식만을 AR로 분류했고, VST 방식은 MR로 정의하였다. 따라서 카메라를 통해 현실 세계를 볼 수 있는 비전 프로는 MR이다.
OST AR (이하 AR) 기기는 투명 창이 있기 때문에 VR이나 MR보다는 작은 초소형 디스플레이가 사용되는 추세이다. AR용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로서 실리콘액정(LCoS)과 마이크로 올레드(micro-OLED), 마이크로 LED(micro-LED) 3종류가 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를 개발 또는 생산하는 국가는 한국과 일본, 대만, 중국, 그리고 프랑스 등이 있다. OLED 생산에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은 micro-OLED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본 또한 micro-OLED를 생산하고 있다. OLED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대만은 micro-LED에 집중하고 있으며, 반면 OLED와 LED 모두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는 중국은 micro-OLED와 micro-LED 모두에 집중하고 있다.
유비리서치가 지난 8월에 발간한 “XR 산업 메가트랜드”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의 AR 기기에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micro-OLED이며, 광학계는 waveguide 방식과 birdbath 방식 2가지가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AR 기기용 디스플레이의 목표 해상도는 FHD (1920 x 1080)이며, 휘도는 1,000 nit 이상이다. Waveguide 방식의 광학계는 투과도가 가장 높고 얇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AR용으로서 최적의 방식이다. 하지만 웨이브가이드(waveguide·도파관) 광학계는 광 손실이 99%에 달하기 때문에 1,000 nit 밝기를 보기 위해서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의 휘도는 최소 10만nit가 요구된다. 여기에 구동 시 발생하는 광 손실을 고려하면 100만nit가 필요해진다. 따라서 웨이브가이드 방식의 AR용으로서 가장 이상적인 디스플레이는 micro-LED임이 틀림없다.
Micro-LED가 FHD AR에 적용되기 위해서는 풀어야 할 난제가 수북이 쌓여 있다. 첫째는 micro-LED 칩 가격이다. Micro-LED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웨이퍼 가격이 매우 높기 때문에 칩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는 LED 크기는 작게 하면서 고효율 제품이 생산되어야 한다.
즉 LED 사이즈가 작아지면, 재료비가 줄어들어 LED 칩 가격이 낮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큰 함정이 있다. LED 칩이 작아지면 작아질수록 모듈 공정에서는 불량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LED 칩을 구동용 CMOS 기판과 접합할 시에, 칩 크기가 작아지면 공정 난도가 높아지며, 리페어 공정은 더욱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즉 모듈 불량으로 LED 칩 단가 하락보다 불량에 따른 손실이 훨씬 크게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micro-LED가 AR 기기의 주력 디스플레이가 되기 위해서는 micro-LED 자체 성능 개발도 중요하지만, 마이크로디스플레이 제조에 발생하는 불량을 줄일 수 있는 전사 공정과 검사 공정, 리페어 기술들이 모두 같이 개발되어야 한다. 상기 언급한 공정에 해당하는 초정밀 장비가 개발되지 못하면 micro-LED 산업은 꽃을 피우기 전에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