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센터 전경.[제공=포스코홀딩스]

삼성전자에 이어 포스코도 부분적인 주 4일 근무제를 도입하면서 안정적인 제도 정착 여부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생산성 감소 우려가 주 4일제 도입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요인이다.

지난 2004년 주 5일제 시행 당시에도 많은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 개선 등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두면서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됐다. 주 4일제도 비효율을 줄이고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추진한다면 안정적인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경영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주 4일 근무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효율성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주 4일 근무제 시행을 선언한데 이어 포스코도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주 4일 근무제 도입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월 1회, 포스코는 격주로 주 4일 근무제를 시행한다.

이에 앞선 지난해 3월 SK하이닉스는 매월 세번째 금요일을 휴무일로 지정하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도입했으며 카카오게임즈, 우아한형제들 등 IT 기반 업계도 부분적으로 주 4일제 또는 주 4.5일제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일부 기업에 한해 부분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반면 유럽은 장기간에 걸친 시행을 통해 그 성과를 살피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인 오토노미(Autonomy)는 아이슬란드 회사원, 병원 종사자 등 다양한 산업과 유형의 근로자 250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임금삭감 없는 주 4일제를 시행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오토노미, 비영리단체인 ‘포데이 위크 글로벌(4 Day Week Global)’,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미국 보스턴대학교가 공동으로 51개 기업 2900여명의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6개월간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올해 2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실험에 참여한 근로자들은 단축된 근무시간으로 운동과 사교활동에 집중할 수 있어 업무성과가 향상됐다고 대답했으며 참여 기업들은 매출이 증가하고 이직률은 하락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주 4일제 도입이 실패한 사례도 나왔는데 이는 근무시간 감축이 소득감소를 동반한데 따른 것이다.

스페인 통신회사인 텔레포니카(Telefonica)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시작하면서 임금을 15% 삭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주 4일제 지원율은 0.75%로 매우 저조했고 이 실험은 결과적으로 시작도 하기 전에 실패한 것으로 지적됐다.

위의 사례를 살펴보면 주 4일제를 도입할 경우 임금삭감이 이뤄져서는 안되며 근로시간 단축이 생산성 하락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주 4일제 도입의 가장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주 40시간 근무제 시행 이후 10인 이상 제조업체의 노동생산성이 향상되고 근로자 1인당 연간 실질 부가가치 산출은 1.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경영연구원 전략컨설팅실의 조성일 수석연구원은 “주 5일 근무제 도입 당시에도 많은 우려가 있었으나 많은 기업들이 일하는 방식 개선에 초점을 두면서 안정적으로 정착됐다”고 말했다.

이어 “줄어든 시간의 분량만큼 생산성을 높이는 것보다 현재 만연하고 있는 비효율을 줄이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며 “일하는 방식에 대한 혁신에 지속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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