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김정숙 삼양식품 대표,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등
최연소 용띠는 1988년생 한문일 무신사 대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고물가·경기침체 등 난관 속 경영 방식 주목

청룡의 해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유통업계에서도 용띠 최고경영자(CEO)들이 주목받고 있다.
용은 12간지 중 유일한 상상의 동물이다. 특히 청룡은 동서남북 4방신 중 동방의 수호신으로 지혜와 번영, 용맹성 등을 상징한다. 최근 업계가 고물가와 경기 침체 등으로 난관을 겪고 있는 만큼 어려운 경영 환경을 이들이 어떤 방식으로 헤쳐나갈지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64년생 용띠 수장은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 채동석 애경산업 부회장, 김대영 메가MCG 회장 등이 꼽힌다.
이중 임영록 대표는 1997년 신세계건설로 입사해 신세계 경영지원실 기획 담당 개발팀을 거쳐, 2016년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로 임명됐다.
지난 7년간 대표를 지내며 ‘스타필드’를 국내 대표 복합쇼핑몰로 안착시켰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해 11월부터는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실장이란 중책을 겸임하며 그룹 컨트롤타워 최전선에서 조직을 이끌고 있다.
올해 임 대표는 특히 막중한 임무를 지고 있다. 멀티스타디움을 결합한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와 광주 어등산 관광단지 유원지 개발 사업인 ‘그랜드 스타필드 광주’ 등 사업 추진이 예정됐다.
김선희 매일유업 부회장은 유제품업계 최초 여성 CEO다. 미네소타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 취득 후 파리바, 씨티은행, UBS 등 외국계 금융사에서 이력을 쌓았다. 2009년 재경본부장 전무이사라는 직함으로 매일유업에 합류했다. 201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 올해 3월부터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돼 유가공업계 최초의 여성 최고경영자가 됐다.
김 부회장은 작년 3월 부회장으로 승진해 15년째 매일유업을 이끌고 있다. 최근 저출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어메이징 오트’ 등 식물성 음료를 주력으로 밀며 사업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향후에는 친환경 캠페인과 글로벌 수출 등에 더욱 집중할 전망이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 차남인 채영석 부회장도 용띠 CEO다. 장남인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과 함께 형제경영으로 애경그룹을 이끌고 있다. 채 부회장은 루나와 에이지투웨니스를 애경산업의 대표 화장품 브랜드로 키워낸 주역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의 신화를 쓰고 있는 김대영 메가MGC커피 대표도 1964년생 용띠다. 그가 지난 2021년 취임한 이후 메가커피 인지도와 매장수는 빠르게 확대됐다. 저렴한 가격과 트렌디한 메뉴 등 커피 프랜차이즈로서의 차별점을 갖췄다는 점이 주효했다.
사업이 급격 성장한 만큼 잡음도 있었다. 지난해 가맹점 광고비 분담 논란과 직원 비리로 본사가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김 대표는 올해 기업 이미지 재고와 매장 확대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2월 기준 매장은 2700여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앞서 2024년까지 4000호점 개점과 해외 진출이라는 목표를 밝혔던 바 있다.
1976년생 ‘용띠’ 유통가 CEO로는 김익환 한세실업 부회장과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 김종희 (주)동서 부사장이 꼽힌다.
김익환 부회장은 창업주 김동녕 회장의 차남이다. 한세실업은 ODM·OEM 방식으로 의류를 제조 및 수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패션 기업이다. 김 대표는 2009년에는 연구개발(R&D) 부서장을, 2012년 이후에는 주로 해외에서 경력을 쌓았다. 올해는 지금까지 진행해왔던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의류 개발, 미주 시장 확대 등에 주력할 예정이다.
윤여원 사장은 한국콜마 윤동한 전 회장의 장녀로 2020년 1월 콜마비앤에이치 대표이사 사장에 임명됐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지난 달 세종3공장을 준공하고 연간 7000억원 규모 생산능력을 확보하면서 올해 글로벌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김재명 동서그룹 창업주의 장손인 김종희 (주)동서 부사장은 지난해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그룹 내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며 오너가 3세로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 커피 믹스 시장이 정체에 빠진 가운데 다른 먹거리 발굴이 중요한 시점이다.
1988년생 용띠 CEO로는 한문일 무신사 대표,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최낙준 무학 총괄 사장이 있다.
국내 1위 패션 플랫폼 앱인 무신사를 이끄는 한문일 대표는 창업주인 조만호 이사회 의장 뒤를 이어 조직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사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에이피알을 이끄는 김병훈 대표도 1988년생이다. 에이피알은 ‘김희선 미용기기’로 유명한 메디큐브 에이지알, 패션 브랜드 널디 등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나선 이 회사가 몸값 1조원대의 가치를 인정받을지 이목을 끈다.
오너 3세인 최낙준 무학 총괄 사장은 지난 2022년 대표 자리에 올랐다. 대형 주류 업체에 밀려 좋은데이 등의 매출이 지속 감소세인 가운데 최 사장은 경영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시험대에 올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