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제공=본인]

흔히 ‘일자리가 복지’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없다면 인간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시대엔 더욱 그러하다. AI(인공지능)와 로봇,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자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 연중 기획으로 일자리 문제를 재조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를 맞아 일자리 변화를 들여다보고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AI(인공지능)는 인간의 지능이 필요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컴퓨터 과학 분야다. ”

학계 내 AI 전문가로 통하는 강형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는 인공지능을 이같이 정의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강형구 교수의 정의에서 향후 우리가 AI를 대해야 하는 방향성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인간과 AI가 ‘상호보완적’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점쳤다.

강형구 한양대학교 교수는 인공지능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로 크게 윤리적·법적 규범, 고용 환경의 변화와 일자리 변화, 교육의 재정의 등을 꼽았다.

강형구 교수는 “AI는 삶의 다양한 측면에서 혁명을 일으켜 윤리적, 법적 규범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효율성과 자동화를 통해 산업과 고용 환경을 변화시키는 한편, 일자리를 변화시키는 문제도 제기할 것이다”면서 “반대한 데이터 세트를 처리하고 새로운 패턴을 발견함으로써 연구 개발의 혁신을 주도하는 동시에 학습과 교수법을 개인화하고 혁신해 교육을 재정의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어 “AI의 영향력은 예측 분석과 개인화된 경험을 통해 소비자 행동과 마케팅 전략을 재구성하는 동시에 일상 생활에 지능형 시스템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상호 작용과 라이프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데까지 확장되고 있다”며 “이런 광범위한 변화는 AI에 대한 균형 잡힌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윤리적, 개인정보 보호 및 사회적 과제를 해결하면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을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이 등장하자 대다수 사람들은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일례로 강형구 교수가 말한 일자리의 변화가 있다. 강 교수는 인공지능 이후 일자리의 변화는 확장성을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서 인간의 능력이 보다 극대화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다음은 일문일답.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향후 새롭게 생겨날 인공지능 관련 일자리들은 현재 일자리와는 어떤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는지?

AI의 등장은 생산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혁명과 같은 이전의 기술 혁명과 비교되기도 한다.

과거의 혁신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분야에 AI 가 도입되면 반복적이고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자동화를 통해 인간 근로자는 기계가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더 복잡하고 창의적이며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의 역사를 보면 특정 직업이 쓸모없어지기도 하지만, 이를 대체할 새로운 역할과 산업이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는 종종 우리가 아직 상상하지 못했던 영역에서 이뤄진다.

AI의 생산성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기 위한 열쇠는 인간과 기계의 상호보완성에 있다. 이 개념은 인간과 AI 시스템이 서로 협력해 각자의 강점을 활용하는 시너지 관계를 강조한다. AI 는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식별하며, 빠르고 정확하게 작업을 실행하는 데 탁월하다. 반면 인간은 비판적 사고, 창의성, 감성 지능, 윤리적 판단력을 발휘한다. 이런 상호보완성은 AI 시스템 트레이너, 유지보수자, 관리자와 같이 AI 기술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역할과 산업을 창출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술과 AI 역량을 융합하는 새로운 분야로 이어질 수 있다.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에게 포용적이고 유익한 혜택이 되려면 AI로 강화된 고용 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갖춘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도 중요하다. 여기에는 AI 시스템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기계가 복제할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소프트 스킬도 포함된다.

또,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의 원활한 전환을 보장하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조직의 정책적 개입과 전략적 계획이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재기술 프로그램, AI가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부문에 대한 지원, AI 기반 생산성의 혜택이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포함될 수 있다.

결론적으로, AI 는 과거의 기술 혁신과 마찬가지로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을 포용적인 방식으로 실현하려면 인간과 기계의 상호보완성을 활용하고, 변화하는 환경에 맞게 인력을 양성하고 AI 를 통해 얻은 이익을 공평하게 분배하기 위한 선제적인 교육, 정책, 전략적 조치가 필요하다.

AI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많은 기업이 관련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데 사용하는 부품 관련 기업부터,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그 형태도 다양한데, 이런 양상이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는가?

AI에 대한 인기가 치솟으면서 인공지능 관련 벤처에 뛰어드는 기업이 늘고 있다. AI 개발에 사용되는 컴포넌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부터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까지,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지속되고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AI의 성장 궤적은 몇 가지 주요 요인에 의해 주도된다. 첫째, 연산 능력과 데이터 처리 능력의 향상을 비롯한 지속적인 기술 발전으로 인해 AI의 접근성과 효율성이 향상되고 있다. 둘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AI가 효율성, 혁신, 경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이는 AI 기술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이어진다.

또한 AI 애플리케이션이 더욱 정교해지고 일상생활에 통합됨에 따라 AI 기반 솔루션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화된 의료 서비스, 자동화된 고객 서비스, 스마트 홈 기기 등의 영역이 포함된다. 더불어 AI의 발전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육성하고 AI 윤리, 규제 및 보안과 같은 분야에서 시장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트렌드의 지속 가능성은 윤리적 고려 사항, 데이터 프라이버시 문제, 고용에 미칠 수 있는 잠재적 영향과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데 달려 있다. 정부, 업계, 학계는 책임감 있고 공평한 AI 개발과 배포를 보장하기 위해 가이드라인과 프레임워크를 수립하는 데 협력해야 한다.

결국, 다양한 분야에서 AI 의 혁신적 잠재력을 고려할 때 기업의 AI 관련 사업 참여 증가는 지속되고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추세의 범위와 기간은 기술 발전, 시장 수요, 관련 과제 해결의 효과성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이다.

최근 인공지능이 전문가의 영역까지 침범하고 있다. 예를 들어 법률자문 서비스를 인공지능이 제공하거나 신약 개발에 활용되는 등 그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데, 인공지능이 소위 말하는 전문직의 영역도 넘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시는지 고견을 듣고 싶다.

AI가 법률 자문 서비스나 신약 개발 등 전통적으로 전문가들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영역까지 잠식하는 추세는 매우 흥미로운 발전이다. 이는 다양한 전문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잠재력이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법률 컨설팅 및 제약 연구와 같은 분야로의 AI 진출은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 및 분석하고, 패턴을 식별하고, 결과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가능해졌다. 법률 서비스에서 AI는 문서 분석, 계약서 검토를 지원하고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법적 결과를 예측해 법률 전문가의 효율성과 정확성을 향상할 수 있다.

신약 개발에서 AI 알고리즘은 다양한 화합물이 어떻게 반응할지 예측해 신약 개발 프로세스를 가속함으로써 연구 단계의 시간과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AI가 이러한 분야에서 인간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지에 대한 질문은 좀 더 복잡하다. AI는 전문가의 역량을 크게 강화할 수 있지만, 전문가 업무에는 인간적인 측면이 있어 AI 가 현재 기술로는 완전히 복제할 수 없는 측면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판단력, 맥락에 대한 이해, 윤리적 고려 사항, 미묘한 인간 상호 작용과 결정을 탐색하는 능력 등이 포함된다.

따라서 AI 도구가 인간 전문가를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인간 전문가의 업무를 보강하고 보완하는 인간-AI 협업 시나리오가 더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AI는 전문가들의 전문성을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업무를 향상시키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판적 사고, 창의성, 대인관계 기술과 같은 인간 고유의 기술이 강조되는 반면, 일상적이고 데이터 집약적인 업무는 점점 더 자동화되는 전문직 업무의 본질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 영역에 대한 AI의 침범은 효율성과 역량 강화 측면에서 상당한 이점을 제공하면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추세다. 그러나 인간 전문가를 AI가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은 작아 보이며, 대신 AI가 전문가의 전문성을 지원하고 보강하는 협업 모델이 더 현실적이고 유익한 접근 방식이 될 것이다.

실제 미래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두의 상상이기는 하지만, AI가 인간을 얼마나 대체할 수 있을지 많은 사람이 궁금해한다. 인공지능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활용 범주도 넓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인공지능과 인간이 가지는 가장 큰 차별점 혹은 강점은 무엇일까?

AI와 인간의 주요 차이점은 크게 몇 가지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처리 속도와 규모: AI는 인간의 능력을 훨씬 뛰어넘는 놀라운 속도로 대량의 데이터를 처리하는데 탁월하다. 따라서 AI는 복잡한 데이터 분석과 반복적인 프로세스가 수반되는 작업에 매우 효율적이다.
  2. 일관성 및 신뢰성: AI 시스템은 피로나 감정의 영향을 받지 않으므로 높은 신뢰성과 정밀도가 필요한 작업에서 일관된 성능을 보장한다.
  3. 학습 및 적응력: 고급 AI, 특히 머신러닝 시스템은 새로운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학습하고 적응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적응력은 프로그래밍과 학습된 데이터에 한정돼 있다.
  4. 감성 지능과 창의성: 인간은 공감과 창의성을 포함한 감성 지능에서 AI를 능가한다. 이러한 인간의 특성은 미묘한 이해와 혁신적인 문제 해결을 가능하게 하며, 현재 AI 는 아직 이를 모방하기 힘들다.
  5. 윤리적, 도덕적 판단력: 인간은 개인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와 관련된 복잡한 과정인 윤리적, 도덕적 고려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존재다. 반면 AI 는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작동하며 이러한 역량 혹은 정당성이 부족하다.
향후 인공지능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에 대한 고견도 궁금하다.

AI의 미래는 윤리적 책임과 인간 중심 개발에 초점을 맞춘 일련의 핵심 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윤리적 고려가 가장 중요하며, AI가 공정하고 투명하며 책임감 있게 개발돼야 한다. 이런 접근 방식은 편견과 차별을 방지하고 AI 시스템이 개인 정보 보호 및 보안 표준을 준수해 대중의 신뢰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또 다른 중요한 방향은 AI를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는 도구로서 강조하는 것이다. 이러한 인간 중심적 접근 방식은 AI가 인간의 생산성, 창의성, 의사결정을 향상시켜 인간과 기술의 공생 관계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

환경적 지속 가능성 또한 점점 더 큰 관심사다. AI 시스템은 자원 집약적이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사용하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 변화에 대처하고 지속 가능한 개발을 촉진하는 데 AI를 적용하는 것도 포함된다.

AI 진화에는 학제 간 협업이 핵심이다. 심리학, 윤리, 사회학, 법학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통합하면 AI 시스템이 문화적으로 인식되고 사회적으로 유익한 시스템이 될 수 있다. 이런 협력은 AI의 사회적 영향을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AI의 안전하고 공평한 사용을 위해서는 AI에 대한 글로벌 표준과 규정이 필수적이다. 데이터 사용, 개인정보 보호, AI 기반 의사결정에 대한 국제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면 다양한 지역과 산업에서 일관되고 윤리적인 접근 방식을 보장할 수 있다.

AI의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혁신과 연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는 기술적인 개선뿐만 아니라 AI 의 사회적, 윤리적,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탐구도 포함된다. 지속적인 연구는 AI 가 제시하는 도전과 기회를 탐색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접근성과 포용성은 여전히 중요한 목표다. AI는 소외된 계층과 불우한 커뮤니티를 포함한 다양한 사용자가 사용할 수 있고 유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요구와 상황에 맞는 저렴하고 사용자 친화적인 AI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AI 의 미래 방향은 윤리적 책임, 인간 중심의 개발, 지속가능성, 학제 간 협업, 글로벌 규제, 지속적인 혁신, 접근성과 포용성에 중점을 두는 균형에 의해 형성된다. 이러한 원칙은 AI이 유익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진화해 현대 사회의 복잡한 요구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이다.

강형구 교수는 현재 한양대학교 경영대학 파이낸스 경영학과 교수,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 부단장, 2024년 한국재무관리학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다. 한양대에서 컴퓨테이셔널파이낸스공학과(주임교수), 블록체인 융합대학원, 블록체인 연구원에도 참가하고 있다.

강 교수는 머신러닝 기반 TechFin 기업(한다파트너스)을 창업하고 엑싯(Exit)한 사업가로 학계와 현업의 이해도를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폭넓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위원회 자문위원,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버지니아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뒤, 듀크대 푸쿠아 경영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군장교 근무 후 리먼브러더스 아시아본부 퀀트전략팀, 액센츄어 등에서 재무와 금융에 관한 교육 및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하버드대 Edmond J. Safra Center for Ethics의 리서치 펠로우를 역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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