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열 번째 민생토론회 개최…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미성년자 술·담배 판매 제재 개선…신분증 확인·협박시 행정처분 면제

모태펀드 1조6000억원 전액 1분기 신속 출자

▶ 정부가 설을 앞두고 소상공인 ‘민생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제공=연합]

정부가 설을 앞두고 소상공인 ‘민생경제’ 정책을 발표했다. 770만 중소기업인·소상공인이 체감하도록 정책 추진 속도도 높인다. 소상공인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전기요금 특별 지원이 다음달 시행된다. 7% 이상 고금리 상품을 이용 중인 소상공인은 이달부터 4.5%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된다.

선량한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 개선도 이뤄진다. 나이를 속인 청소년에게 술이나 담배를 판매한 경우 업주가 신분증을 확인했거나 폭행·협박을 받았다면 행정처분이 면제된다.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5000명의 외국인력을 도입해 소상공인의 인력난 해소를 돕기로 했다.

8일 정부는 성수동 소상공인 현장에서 개최한 ‘함께 뛰는 중소기업·소상공인, 살맛 나는 민생경제’ 주제의 열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기획재정부, 법무부 등 8개 부처가 합동으로 마련한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소상공인에 전기요금 지원…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 상향

정부는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최대 20만원의 전기요금을 특별지원한다. 연 매출 3000만원 이하 영세 소상공인 126만명은 오는 21일부터 접수해 내달 초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냉난방기·냉장고 등을 고효율 기기로 구매·교체하는 비용은 40%까지 지원한다. 또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등 중소금융권에 납부한 이자를 최대 150만원까지 돌려주는 이자 환급은 소상공인 228만명을 대상으로 내달 29일부터 실시된다. 최대 300만원의 은행권 이자 환급은 지난 5일 시작됐다.

7% 이상 고금리 상품을 이용 중인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상의 최대 10년 장기 분할, 4.5% 저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환대출은 오는 26일부터 지원되며 대상은 1만5000명이다.

소상공인 세금 부담 완화를 위해 부가세 간이과세자 기준은 기존의 8000만원에서 1억4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이를 통해 14만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혜택을 보게 되고 세수는 4000억원 정도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전통시장·상점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온누리상품권을 지난해보다 1조원 늘린 5조원 규모로 발행하고 골목형 상점가는 신규 지정해 가맹점을 25만개로 늘리기로 했다.

폐업 시 자영업자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납부하는 고용보험료 지원 규모를 기존의 최대 50%에서 80%로 확대하고 고용보험 가입·보험료 지원을 원스톱으로 신청할 수 있게 상반기에 고용보험 가입 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다.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공제 제도인 ‘노란우산’의 공제금 지급 사유에는 기존 폐업·사망 등 외에 재난·질병·파산 등이 추가되며 공제금 지급 시 기타소득으로 부과된 기존 과세 기준을 퇴직소득으로 변경해 세금 부담을 완화한다. 소액영업소득자에 대한 간이회생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게 채무자회생법 개정도 상반기에 추진된다.

나이 속인 청소년에 술·담배 판매 시 행정처분 면제

정부는 나이를 속여 술·담배를 구매한 청소년 때문에 선량한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억울하게 피해 보지 않게 청소년보호·식품위생·담배사업법 등 관련 3법 시행령을 개정할 계획이다.

업주가 신분증을 확인한 사실이나 폭행·협박을 받은 사실이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확인된 경우 행정처분을 면제하고 과도한 현행 영업 정지 기준도 개선하기로 했다. 1차 적발 시 영업정지 2개월에서 영업정지 7일 등으로 바꾼다.

또 인력난 해소를 위해 중소기업과 인도·베트남 해외 소프트웨어(SW) 인력 간 연계를 추진하고 비전문 외국인력(E-9) 비자도 확대해 올해 16만5000명의 외국 인력을 기존 제조업과 함께 음식점업, 호텔·콘도업에도 시범적으로 유입할 예정이다.

공정거래분쟁조정법을 제정해 소상공인·중소기업의 실효적 권리 구제를 지원하고 하도급법 위반으로 시정 조치가 완료된 사건도 분쟁조정이 가능하도록 하도급법 개정도 추진한다.

납품대금 연동제의 현장 안착을 위해 약정 체결 지원 대상은 지난해 50곳에서 올해 1000곳으로 대폭 확대하고 연동제 교육·컨설팅을 전담할 연동지원본부를 상반기 추가 지정하며 ‘연동제 특별직권조사’를 하반기에 실시해 탈법 행위도 엄단할 계획이다.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간 상생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대기업 동반성장지수 평가에 골목상권 상생협력 지표를 신설하는 방안도 담겼다.

스타트업·벤처기업 글로벌화 지원

스타트업, 벤처기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하기 위한 정책도 이날 다뤄졌다. 윤 대통령은 “중소·벤처 모태펀드 자금 1조6000억원을 올해 1분기 중 출자해서 벤처투자의 모멘텀을 회복하겠다”고 말했다.

금융권·대기업 등 민간이 주도해 출자하는 ‘스타트업코리아펀드’에 모태펀드가 공동 출자하고 글로벌펀드 1조원 이상 조성, 해외 벤처캐피털 연결 프로그램 신설 등으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해외투자 유치를 뒷받침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기업, 전세계 청년,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인 한국형 글로벌 창업허브도 조성된다. 윤 대통령은 “프랑스 파리의 ‘스테이션 에프(Station-F)’와 같은 청년 창업허브를 구축하고 글로벌 혁신특구를 조성해 중소·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혁신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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