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채널 매출액 비중 40%로 떨어졌는데…
송출수수료는 매년 8.2%씩 증가, 2조 육박
채널 다변화에 젊은층 유입 효과도 ‘1석2조’

홈쇼핑 업계가 모바일 라이브 커머스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TV 시청률 하락에 따른 방송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해결하면서도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두 가지 목적을 한번에 달성하기 위해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TV 시청자가 점차 줄어들면서 TV홈쇼핑 4사의 실적이 이처럼 가파르게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집계를 보면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이 60대는 72.8%에서 52.5%, 50대 50.2%에서 31.8%, 40대 23.8%에서 9.2% 등으로 각각 뚝 떨어졌다.
반대로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높아져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이런 상황은 TV 채널 매출액으로 직결됐다. TV홈쇼핑산업협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를 기록했다.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2018년 60.5%에서 2021년 51.4% 등으로 지속 하락하다가 처음으로 50% 밑을 기록한 것이다.
실제 CJ온스타일의 지난해 매출은 1조3378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줄었다. 영업이익도 693억원으로 4.1% 감소했다. 이는 2020년 이래 3년 연속 감소세다.
GS샵은 매출 1조1311억원, 영업이익 1179억원으로 각각 8.7%, 17.3% 줄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 1조743억원으로 2.5% 감소로 선방했지만 영업이익은 449억원으로 60.2% 급감해 10년 넘게 지켜온 1000억원 방어선이 무너졌다.
롯데홈쇼핑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2.6%, 89.4% 줄어든 9416억원과 83억원으로 모두 곤두박질 쳤다. 방송법 위반에 따른 제재로 6개월간 새벽 방송을 중단한 영향이 컸다.
이런 상황에 송출 수수료는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TV홈쇼핑협회가 공개한 산업지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3년(9645억원) 대비 두 배로 늘었다. 송출수수료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평균 8.2%씩 꾸준히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송출수수료는 TV홈쇼핑사가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비용이다. 매출은 줄어드는 상황에 지출만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홈쇼핑 업계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모바일 및 온라인 커머스, 숏폼 유튜브 등으로 채널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모바일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와 상품을 보여주면서 젊은 고객층까지 유입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은 모바일 플랫폼간 시너지를 확대하고 유튜브 콘텐츠에 익숙한 MZ세대를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원 소스 멀티채널’ 전략으로 신규 고객 유입 효과를 보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자체 유튜브 채널 ‘앞광고제작소’가 지난해 4월 1차 방송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4차 방송까지 누적 조회수가 86만회를 돌파하고, 4차 방송의 경우 상품 구매고객 중 20~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90% 이상을 기록했다.
‘앞광고제작소’는 현대홈쇼핑이 업계 최초로 내놓은 가격 협상 콘셉트의 딜커머스 예능 프로그램이다. 출연자들이 매 회마다 특정 상품의 할인율을 협상하고, 해당 할인가로 공식 온라인몰 ‘현대H몰’과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쇼라’에서 판매하는 방식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예능과 상품 판매를 결합한 콘텐츠 커머스가 고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앞광고제작소’를 월 1회 고정 편성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예능 특화 채널로서 브랜딩을 강화해 젊은 고객을 적극적으로 유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라이브 방송과 숏폼 콘텐츠를 결합한 ‘올인라이브’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올인라이브’는 일회성으로 그치는 기존 라방과 달리 최대 일주일간 릴레이 라방과 숏폼을 통해 특정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알리고 고객 혜택을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다.
CJ온스타일은 ‘원플랫폼 2.0’ 전략에 따라 올해 라이브커머스 중심의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원플랫폼은 TV, T커머스,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유튜브 등 CJ온스타일이 보유한 전 채널과 밸류체인(Value Chain)을 결합해 이를 기반으로 각 브랜드사의 상품 콘셉트에 부합하는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별화된 사업 전략이다. CJ온스타일은 지난해 원플랫폼 사업 가속화를 위해 ‘원플랫폼 담당’ 전담 조직도 신설했다.
GS샵은 TV를 지렛대 삼아 모바일 경쟁력을 극대화한다. 대표적 예가 지난해 말 론칭한 ‘숏픽’ 서비스다. 짧고 간결한 숏폼 콘텐츠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위해 맞춤형 콘텐츠를 내놓은 것이다. TV와 달리 숏픽을 통해선 1시간에 60개 이상의 상품을 볼 수 있다.
롯데홈쇼핑은 차별화 상품을 TV홈쇼핑에 국한하지 않고, 유튜브, 라이브커머스, SNS 등으로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는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자체 유튜브 예능 채널 ‘내내스튜디오’를 통해 혜택 협상 예능 ‘강남의 덤덤’ 등 콘텐츠 커머스를 선보인 결과 누적 조회수(2023년 2월~11월) 1700만 뷰를 돌파했다.
지난달에는 롯데홈쇼핑의 모바일TV ‘엘라이브’를 통해 유료 멤버십 ‘엘클럽’ 회원 전용 라이브 커머스를 선보였다. 특가 상품 판매 등 락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용 혜택을 확대해 충성고객 확보와 신규 고객 유치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송출 수수료 등 운영 상황이 안좋아지는 가운데 소비 채널 트렌드까지 바뀌면서 TV홈쇼핑 업계도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채널 다각화 전략은 신규 고객을 늘리는 효과도 같이 내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움직임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