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1Q 해외수주액 중 중동 비중 44% 달하는데…

“중동 전쟁 확산, 사우디 참여 땐 피해 걷잡을 수 없어”

▶ 해외건설현장, 기사와 무관. [제공=EBN]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건설업계의 관심 또한 중동 지역에 쏠리고 있다. 중동 지역의 해외수주액 비중이 전체의 44%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은 데다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금리 인하시기까지 미뤄질 수 있어서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습으로 중동 지역 내 긴장감이 고조됨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의 우려도 함께 높아지는 모양새다.

17일 해외건설협회의의 ‘2024년 1분기 해외건설 수주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국내 183개사는 63개국에서 55억2000만 달러(한화·7조6485억원)의 해외수주를 기록했다.

지역별로 가장 수주액이 높은 곳은 중동으로 전체 중 44%(24억 달러·3조3261억원)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수주액이 93.3%가 증가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카타르 알 샤힌 유전 고정식 해상플랫폼(11억5000만달러) △사우디 SEPC 에틸렌 플랜트(5억달러) △오만 마나1 태양광 발전(1억3000만달러) △UAE 크릭 워터스 주택(2건, 2억2000만달러) 등을 중동 지역에서 수주하면서 올해 1분기 해외 수주 실적을 견인했다.

반면 이외 지역은 대부분 수주 실적이 전년 동기 대비 줄었다.

북미·태평양 지역(15억달러)의 경우 지역별 수주 비중에선 27%로 중동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지만, 1년 전 실적과 비교해선 67% 수준에 그쳤다.

같은 기간 아시아 지역은 토목 및 산업설비 공사 수주 감소로 전반적인 약세를 보이며 10억4000만달러(약 1조4412억원)의 수주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58%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동 지역 수주 호재를 알리던 국내 건설사들의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란이 이스라엘 보복 공습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시리아 등을 연쇄 접촉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우디는 올해 1분기 동안 8억900만달러(약 1조1216억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는 등 국가별 기준 3번째로 수주액이 높다.

익명을 요구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EBN과 통화에서 “중동전쟁이 지금보다 확산되거나, 사우디가 전쟁에 참여하게 될 시 국내 건설사들에게 돌아오는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클 것”이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사례만 보더라도 러시아 현장에 있던 건설 현장의 계약 건은 모두 취소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에서 ‘제 2중동 붐’이라며 연속 추가 수주를 진행해왔던 만큼, 그 피해는 매우 클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에 대한 위약금을 청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 어려움이 따를 것이다. 국내 건설사들이 사우디 등 중동지역의 관계 유지를 위해 강한 어필은 하지 못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금리 인하 시기가 미뤄지고 있어, 국내 주택 시장의 회복 시기 또한 늦춰질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 종사자들의 중론이다.

또 다른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대형건설사의 경우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려 국내 주택시장 부진 시기를 대응할 수 있었지만, 중견·중소건설사들은 해외시장에 눈을 돌릴 여건이 안되는 데다 고금리 영향으로 수익성 저하까지 매우 심한 상황”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께 고금리 현상이 완화된다는 이야기가 있어 다소 희망적이었는데, 최근 중동리스크 확산으로 고금리 기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난감하다”라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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