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남양·빙그레 등 1분기 영업익 대폭 상승

마케팅비 절감 등 긴축재정 펼친 영향인데…

“긴축재정, 근본 해결책 아냐”…신사업 ‘속도’

▶ 저출산, 고령화, 소비 위축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주요 유업체들이 올 1분기 수익 지표를 오히려 큰 폭으로 개선해 눈길을 끈다. [제공=픽사베이]

저출산, 고령화, 소비 위축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주요 유업체들이 올해 1분기 수익 지표를 오히려 큰 폭으로 개선해 눈길을 끈다. ‘1+1 행사’ 등 각종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고 수익성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전략이 효과를 낸 것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매일유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은 1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3% 증가했다. ‘바나나맛 우유’가 대표 제품인 빙그레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무려 65.2% 개선된 211억원으로 집계됐다.

최대주주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바뀐 남양유업은 첫 성적표에서 영업손실 74억원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 상태이긴 하지만 적자 폭을 전년 동기 157억원에서 52.9% 크게 줄이는 데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이라 1분기 실적 공시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

이들 유업체들은 대부분 ‘1+1’, ‘1+2’ 등 증정 행사를 최소화하고 광고마케팅비, 판매관리비를 줄이는 등 긴축재정 펼친 덕에 수익 지표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매일유업은 올 1분기 판관비를 전년 동기 1077억원에서 1029억원으로 4.5%(48억원) 줄였다. 특히 판관비 항목 중 광고선전비는 2215억원에서 2018억원 8.8%(19억원) 감액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남양유업도 마찬가지였다. 올 1분기 판관비는 전년 602억원에서 554억원으로 7.9%(47억원)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광고선전비는 109억원에서 83억원으로 23.6%(25억원) 줄었다.

유업계 전반의 영업 환경이 어두운 탓에 매출을 키우는 데는 한계가 있었지만, 이렇듯 긴축재정을 통해 영업이익 개선 효과는 거둔 것이다. 비용 축소 외에도 지난해 하반기 주요 제품 가격을 4~9%가량 인상한 것도 수익 보전에 보탬이 됐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저출생, 고령화 등 우유의 주요 소비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긴축재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에 업체들도 흔들리는 유제품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 케어푸드 신사업을 추진하고 투자를 확대하는 등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은 균형영양식(환자식)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전문 브랜드 ‘메디웰’ 제품 5종을 최근 리뉴얼 출시하기도 했다. 회사 측은 균영영약식 사업 본격화를 알리고 제품을 쉽게 접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판매 접점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프리미엄 우유 신제품 ‘A2+(플러스) 우유’를 본격 출시하며 국내 시장 정체에 맞서고 있다. A2 우유는 일반 우유와 달리 A2 우유만을 생산하는 소수의 젖소에서 얻어내 우유가 희소성이 있다. 또 모유와 가장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갖춰 소화 불량감을 덜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너리스크를 털어낸 남양유업도 건강기능식품, 단백질 식품 등 사업 다각화를 본격 시작하며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있다. 현재 회사는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 식물성 음료 ‘아몬드데이’, ‘오테이스타’, ‘플로라랩’ 등을 키우고 ‘테이크핏 당케어’, ‘테이크핏 케어당 제로’ 등 건기식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업체들의 수익지표 개선에는 저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공통적인 요인으로는 광고 및 마케팅비 축소, 판관비 절감, 고수익 위주의 포트폴리오 재편 등이 거론되고 있다”며 “1분기 기준 당장의 수익 보전에는 성공했지만 외형 확대를 위한 성장 동력 발굴이 중요한 시기인 만큼 각사마다 신사업 전략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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