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CO로 투자심리 개선 기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세계 암학회에서 신약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오는 31일(현지시간)부터 5일간 미국 시카코에서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 참여해 자사 항암제의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ASCO는 미국 암연구학회(AACR), 유럽 종양학회(ESMO)와 함께 세계 3대 암학회로 불린다. JP모건 헬스케어콘퍼런스 다음으로 큰 행사로 임상시험 결과 데이터와 상업화를 앞둔 치료제가 공개된다. 이에 매년 약 4만명의 학계·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신약 개발의 성패를 가늠하고 기술이전 및 협력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된다.
올해 ASCO에서 주목해야 할 국내 기업으로 유한양행이 꼽힌다. 글로벌 빅파마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를 연구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와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의 병용요법의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이번 ASCO에서 공개되는 내용은 렉라자과 리브리반트 병용요법 임상 3상 연구명인 MARIPOSA(마리포사)의 후속 결과다. FDA는 지난 2월 렉라자와 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하면서 예상 시점인 10월에서 앞당겨 8월에 허가 여부를 발표한다. FDA 승인 기일을 앞두고 유한양행과 얀센이 추가 연구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업계는 렉라자·리브리반트 병용요법이 FDA 승인을 긍적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존 치료법보다 더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두 치료제 모두 각각 국내와 미국에서 승인돼 출시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밖에도 HLB와 에이비엘바이오가 연구 결과를 공개한다. 우선 HLB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생존기간 추적 결과를 발표한다. 이 병용요법은 글로벌 임상3상에서 최장의 전체환자생존기간(mOS)인 22.1개월을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추가 분석 데이터에서는 mOS가 23.8개월로 연장됐다. 여기에 자사의 리보세라닙 병용요법과 관련한 다수의 연구결과를 발표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503의 임상 1상 중간 결과를 공개한다. ABL503은 글로벌 파트너사 아이맵 바이오파마와 공동 개발한 면역항암제다. 암세포에서 발현한 단백질인 PD-L1과 면역 T 세포 활성화에 관여하는 4-1BB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미국과 한국에서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ASCO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 활력을 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정부의 금리인하 지연과 전 세계 지정학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ASCO가 투자심리를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이은 악재가 시장 침체로 이어지고 있다”라면서 “ASCO에서 발표되는 국내 기업의 연구결과에 따라 제약·바이오 시장의 분위기를 개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