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연물질’ 나와…클로본스정·안성공장 제조정지

영업이익 주는데 제재까지 겹쳐…실적 저하 우려

“CMO는 해외 마케팅 주력…문제없이 사업 추진”

▶ 대웅바이오 CMO 공장 전경. [제공=대웅]

대웅바이오가 이달 초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바이오 공장을 구축하고 미생물 기반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사업 확대에 나선다고 공언했지만, 출발부터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웅그룹 지주사 대웅의 자회사인 대웅바이오는 최근 약사법 등 규정 위반으로 동맥경화용제 ‘클로본스정’과 경기 안성공장에 대한 제조업무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안성공장은 오는 29일부터 9월4일까지 1개월7일간 정제(알약) 제형에 대한 제조업무를 할 수 없다. 특히 클로본스정은 오는 29일부터 내년 3월28일까지 약 8개월간 만들지 못한다.

앞서 대웅바이오는 지난해 3월 안성공장에서 제조된 클로본스정에 대한 평가에서 유연 물질이 초과 검출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 회수·폐기했다. 유연 물질이란 의약품에서 나올 가능성이 있는 불순물을 말한다.

이번 식약처 제재로 1개월 넘게 안성공장이 멈추면 실적도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대웅바이오 안성공장은 지난해 클로본스정(약 21억원)을 포함해 정제 제형과 관련 매출(별도기준) 2127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의 41.56% 규모다.

다만 이번 행정처분으로 생산은 중단되지만, 처분기간 중에도 영업·유통 업무는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비수기·성수기 품목, 발주 시점의 차이 등에 따라 매출 발생이 다른 만큼 실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대웅바이오는 내다봤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클로본스정은 이미 전량 회수해 모두 폐기 조치했고, 향후 문제점을 보완해 추가 생동성 시험을 진행할 것”이라며 “대웅바이오는 관련 법규 및 규정을 준수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시장의 판단은 다르다. 대웅바이오의 실적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행정처분까지 겹치면서 영향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웅바이오는 올해 1분기 매출 1341억원, 영업이익 13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1315억원)은 1.9%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194억원)은 28.8% 감소한 수치다.

더군다나 대웅바이오가 최근 바이오공장에 대한 생산력을 끌어올리고 사업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기존 공장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질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점이 향후 신규사업에 대한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달 초 대웅바이오는 기존 원료의약품(API) 전문 제조에서 바이오의약품 생산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해 미생물 기반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생산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원가·품질 경쟁력을 갖춘 cGMP 수준의 바이오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 착공한 대웅바이오의 바이오공장은 오는 8월 준공 완료 후 202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단위 GMP 승인과 202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공장은 생산 구역 내 교차오염을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단방향 흐름을 적용해 설계됐으며, 원료 입고부터 출하까지 자동화 시스템을 적용해 원가 경쟁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이번 안성공장의 제조업무정지로 인해 호기롭게 시작한 CMO사업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새롭게 지어질 경기도 화성시 향남에 위치한 바이오공장의 경우 미생물 기반 생물학적제제(생물의약품) 공장인 만큼 기존 공장과는 결이 다르다는 점에서 영향이 없을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대웅바이오 관계자는 “안성공장은 완제의약품 제조가 대부분이고 이번에 향남에 지어지는 신규 바이오공장은 바이오의약품이 주력인 만큼 제조 공정 자체가 다르다”며 “이번 조치와 무관하게, 신규 사업은 차질없이 잘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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