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Z폴드·플립6’ 자급제 사전예약 판매 인기
통신사 지원금 축소 영향, 알뜰폰 번호이동 회복 가능성 ‘쑥’
“정식 출시 이후 자급제 흥행 지속, 도매대가 인하 기대감도”

삼성전자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플립6’가 양호한 사전예약 판매 성적을 나타낸 가운데 한동안 침체기를 겪던 알뜰폰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통신사 지원금 축소 등에 따라 자급제 단말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알뜰폰으로의 번호이동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럭시Z폴드·플립6’는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사전예약 판매가 진행됐으며 오는 24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다.
자급제 단말과 통신사향 단말을 포함한 국내 사전예약 판매량은 91만대로 집계됐다. 전작인 ‘갤럭시Z폴드·플립5’의 사전예약 판매량(1012만대)와 비교하면 소폭 줄었지만, 신제품의 가격 인상 이슈와 함께 지난해 역대 최고 폴더블폰 사전판매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선 자급제 단말이 큰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통신사 공시지원금과 전환지원금이 당초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거나 반영되지 않으면서 자급제 단말로 눈을 돌리는 소비자가 늘었다는 설명이다.
‘갤럭시Z폴드6’와 ‘갤럭시Z플립6’의 출고가는 각각 222만9700~270만4900원, 148만5000~164만3400원이다. 전작 출고가와 비교하면 ‘갤럭시Z폴드6’는 13만~24만원, ‘갤럭시Z플립6’는 8만~12만원 올랐다.
반면 사전예약 판매 기간 통신3사 공시지원금은 최대 24만5000원에 그쳤다. 사업자별로 보면 SK텔레콤 8만~24만5000원, KT는 6만~24만원, LG유플러스는 6만6000~23만원이다.
‘갤럭시Z폴드5’ 사전예약 판매 당시 통신3사 공시지원금은 SK텔레콤 13만1000~17만원, KT 5만~24만원, LG유플러스 9만8000~23만원이며 ‘갤럭시Z플립5’는 SK텔레콤 28만7000~48만원, KT 15만6000~65만원, LG유플러스 32만6000~50만원으로 올해와 격차가 크다.
유통채널 관계자는 “통신사향 단말은 통상 자급제 단말에 비해 배정되는 초기 물량이 많다”며 “이번 신제품의 경우 전체 판매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통신사향 단말이 높지만 초기 물량 대비 판매량은 자급제 단말이 우세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자급제 단말의 흥행은 알뜰폰 요금제 수요와 직결된다. 통신사가 제공하는 지원금을 받지 않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알뜰폰 업계에선 ‘갤럭시Z폴드·플립6’ 출시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의 ‘이동전화 번호이동자 수 현황’에 따르면 올해 1~6월 알뜰폰에서 통신3사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30만348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7128명)과 비교해 54% 가량 늘었다.
이와 달리 통신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54만3289명으로, 전년 동기(63만8593명) 1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가계통신비 인하 정책에 따른 통신사들의 저가 요금제 출시와 전환지원금 도입 등이 영향을 미친 결과다.
알뜰폰 업계는 ‘갤럭시Z폴드·플립6’ 정식 출시 이후에도 당분간 자급제 단말 수요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입자 증가세가 회복될 것이라는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알뜰폰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마케팅 비용 안정화 기조를 유지 중인데다 이전 시리즈의 재고 문제로 섣불리 신제품 지원금을 늘리지 못하고 있어 정식 출시 이후에도 ‘자급제+알뜰폰’ 조합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하반기 알뜰폰 환승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다음달 알뜰폰 도매대가 인하를 목표로 통신업계와 음성, 데이터 등 항목별 종량제(RM) 요금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22년 12월 이뤄진 직전 도매대가 인하에서 음성은 1분당 6.85원으로 전년 대비 14.6%, 데이터는 1MB당 1.29원으로 19.8% 낮아졌다. 올해에는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 선정 취소 계획을 밝히면서 통신시장 경쟁 촉진 주체로 알뜰폰의 역할이 부각된 만큼 도매대가 인하 폭이 더 클 것으로 점쳐진다.
또 다른 알뜰폰 관계자는 “가입자 증가세 회복을 위해 신규 단말기 프로모션과 신규 요금제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며 “도매대가 인하와 맞물려 유의미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