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글로벌 조선사로 도약한데는 초격차 기술이 자리한다.
조선, 해양사업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턴키 제작 능력을 일찍이 확보해 해양 개발 설비의 핵심인 탑사이드 설계, 시공 능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995년 국내 최초로 셔틀탱커를 건조한 이후 압도적인 품질 경쟁력을 입증해 왔다.
가스 체인 부문에서는 2008년 세계 최대 크기인 26만6200㎥의 LNG선을, 2011년에는 국내 업계 최초로 엠브레인 형 LNG선 화물창을 독자 개발했다. LNG선 건조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으며 2017년에는 2만3000TEU(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세계 최대 컨테이너선을 수주하는 등 고기술, 고부가가치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는 압도적이다. 해양플랜트 사업은 천연가스 등을 채굴, 정제한 뒤 LNG(액화천연가스)로 액화해 저장 및 하역까지 하는 복합 설비다. 특히 액화천연가스를 생산, 저장, 하역하는 FLNG는 1건의 수주만 성공해도 금액이 수조원에 이르다 보니 계약 규모가 크다.
‘바다 위의 LNG 공장’으로도 불리는 FLNG의 1기당 가격은 15억~30억 달러(약 2조~4조원)에 달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손꼽힌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LNG 수요 증가와 함께 육상플랜트보다 납기 경쟁력을 보유한 FLNG에 대한 수요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대 LNG 공급사인 셸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LNG 수요량은 2023년 4억400만t 수준에서 2040년 약 6억2500만~6억8500만t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게다가 과거 대다수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에서 생산되는 LNG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공급받는 이른바 'PNG' 방식을 채택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러시아와 유럽 간 외교적 대립이 이어지면서 유럽 국가들이 다른 방식을 통해 LNG를 확보하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수익성도 높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이익률은 3%대 초반으로 경쟁사들이 1~2%대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오는 2027년까지 한국 조선업계가 수주할 수 있는 LNG운반선 규모는 총 212척으로 사업액이 76조32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안정적인 수익 창출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삼성중공업은 해상 SMR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덴마크 시보그와 소형용융염원자로(CMSR)를 활용한 부유식 원자력 발전설비 제품 개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CMSR은 핵분열 에너지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으면서 높은 효율로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원이다. 일반 MSR보다 더 작아 활용 분야가 다양하고, 높은 안전성이 장점이다.
SMR은 발전용량이 1000㎿ 안팎인 대형 원전에 비해 300㎿ 안팎으로 작고(Small), 공장에서 부품을 생산해 현장에서 조립(Modular)해 건설하는 원전(Reactor)이다. 방사능 유출 같은 중대사고 가능성이 작고, 대량생산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한 데다 그린수소, 열 생산 등으로 다목적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