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애슬레저(athletic+leisure·스포츠기반 일상복)' 패션시장 리딩 브랜드들이 올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고물가, 소비침체 장기화 등으로 패션업계 전반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이들 브랜드는 필라테스,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가성비·편안함을 무기로 불황을 돌파해나가는데 성공한 모습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패션기업 양대 산맥인 젝시믹스와 안다르는 올 2분기 나란히 호실적을 냈다.
먼저 젝시믹스를 운영하는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올 2분기 기준 연결 매출액이 764억원,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89% 급증한 수치였으며, 이는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이기도 했다.
같은 기간 안다르의 경우 매출액 671억원, 영업이익 105억원을 시현했다. 이 역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 50% 증가한 수치이자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액이었다.
영업이익률은 두 회사 모두 무려 16%대에 달했다. 통상 패션업계의 영업이익률이 10%대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양사의 호실적은 삼성물산 패션, 코오롱FnC 등 대형 패션기업 대부분이 고전하는 사이 이뤄낸 성과라 한층 더 눈길을 끌었다. 내수 소비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프리미엄 의류 수요가 줄어드는 사이 가성비와 편안함을 무기로 ‘애슬래저’라는 새 카테고리 구축에 성공한 셈이기 때문이다.
이들 브랜드는 사업 초반에는 필라테스나 요가 등 특정 스포츠만을 위한 여성 의류 브랜드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최근 남성·골프·테니스·수영·액세서리·비즈니스 캐주얼·속옷 등 각종 전방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서 전 세대에 흩어져있던 ‘애슬레저룩’ 고객 수요를 흡수했다.
국내를 넘어 글로벌 수요 확대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아직 양사 모두 해외 매출 비중이 10% 안팎에 그치지만, 그간 글로벌 사업에도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 왔기 때문이다.
안다르는 일본과, 싱가포르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안다르는 지난해 1월 온라인을 통해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한 이후 1년 반 만에 누적 매출 12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1호 오프라인 매장이 위치한 싱가포르에서도 시장 진출 1년 만에 산하 브랜드 누적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안다르는 오는 10월 싱가포르 오차드로드에 위치한 명품 쇼핑몰 다카시마야 백화점에 단독 2호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론 아시아를 넘어 서구권 진출할 것이란 청사진도 세웠다.
젝시믹스가 집중하는 해외 시장은 중국이다. 최근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중국 톈진에 오프라인 낸데 매장을 낸데 이어, 연내 각 지역별로 오프라인 채널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파트너사인 YY스포츠와는 중국 전역의 핵심 상권에 출점해 차별화된 체험형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중화권 수요를 겨냥해 올 하반기 걸그룹 (여자)아이들 멤버인 우기를 내세운 스타 마케팅도 추진한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 위축으로 프리미엄 의류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의류 원가까지 상승하며 패션업계 전반이 긴 불황기를 겪고 있지만, 애슬레저 브랜드들은 고유 영역 확장에 성공하며 반전을 만들어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예전에는 여성만 입는 ‘레깅스 회사’라는 이미지가 강했지만 남성 의류뿐만 아니라 수영, 테니스, 골프, 액세서리 등 포트폴리오를 대폭 확장하면서 스텝업(전진)에 성공했다. 카테고리를 넓히면서도 ‘애슬레저룩’에 기반한 고유 디자인과 정체성을 잘 유지한 덕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