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강사가 철근가격 인상에 나섰다. 유통가격 정상화를 위한 조치다. 그동안 강도 높은 감산을 통해 하절기 재고 상황을 관리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달 말과 내달 초 2회에 걸쳐 총 6만원의 철근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동국제강도 이달 21일과 내달 1일부로 각각 3만원의 가격 인상을 고지했다. 양대 제강사의 가격 인상방침이 나오면서 업계 전반의 가격 인상기조는 이어질 전망이다.
건설경기 침체와 하절기 비수기 시장에서도 제강사들이 가격인상에 나서는 것은 원가 이하로 왜곡된 유통가격 정상화를 위한 것이다.
현대제철은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철근 유통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한계 원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됐다”며 “제강사들이 도저히 제품 생산이나 판매를 할 수 없는 수준까지 하락했다”고 토로했다.
8월 2주 철근 유통가격은 톤당 77만5000원을 유지했다. 여름 휴가철로 거래가 부진한 가운데 유통가격은 제자리걸음이다.
철근 유통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80만원대에서 지속적으로 하락해 7월초에는 68만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와 비교해서는 30% 가까이 하락했다. 이달 들어 70만원대로 복귀했으나 여전히 원가 이하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전언.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 철근 유통 가격이 비정상적인 가격 왜곡으로 원가 이하로 떨어져 제강사들이 손해를 감내해왔다”면서 “현재 제강사들이 생산 효율화에 나서며 일정수준 이하로 재고 상태를 유지하고 있고 가격 정상화를 위한 공감대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제강사들의 감산기조도 타이트하게 유지된다. 생산과 재고를 모두 낮게 유지하면서 여름 비수기를 견딜 방침이다. 출하량 자체가 적은 상황이지만 유통 재고 역시 감소됐다.
동국제강은 지난 6월부터 야간조업만 실시하며 가동율을 대폭 낮췄다. 현대제철도 인천공장의 보수일정을 이달까지 늘리며 낮은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
제강사들은 감산을 통해 안정적 수준의 재고량을 유지하며 가격 정상화의 분위기를 다지고 있다. 내달부터 누그러진 더위로 건설시장의 착공이 보다 늘어날 여지가 있다고 보고, 하반기 단계적 인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