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현장. ⓒ삼성전자

파운드리 시장에서 TSMC의 독주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인텔과 삼성전자 등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인텔과 삼성전자의 반도체 수장들은 반도체 돌파구로 조직문화 쇄신을 공통적으로 강조하면서 인적 쇄신에 대한 갈망을 드러낸 상황이다. 다만 향후 인텔과 삼성전자의 향방은 조직 문화에 대한 회사 수용 여부에 따라 다소 다르게 흘러갈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파운드리 2위를 목표로 걸었던 인텔의 립부 탄 이사는 인텔 조직문화 쇄신을 위한 주문을 요구했지만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최근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탄 이사는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다. 그는 반도체 설계 자동화(DEA) 3대 업체 가운데 하나인 케이던스 회장 출신으로 업계 베테랑으로 꼽힌다. 2021년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재진입을 선언했을 때 합류한 인물로, 제조와 운영 등의 분야에서 요직을 담당했다. 탄 이사가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사업 전략 전반의 공백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탄 이사가 물러난 주요 원인은 관료주의적 조직 문화, 인력 운용 등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인텔의 기술개발 노력에 기여하지 않는 중간 관리자 등을 감축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외 경직된 조직 문화 역시 그의 퇴임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인텔은 올해 2분기 실적 쇼크 이후 직원의 15% 이상을 해고하겠다는 감축안을 내놨다. 인텔의 임직원 수는 12만5300여 명이다. 탄 이사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인텔은 올해 2분기 16억1000만 달러(한화 약 2조2000억 원)의 적자를 냈다.

구성원을 향한 조직문화 쇄신의 목소리는 인텔에 한정된 것은 아니다.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도 조직문화 개선을 통한 AI 기술력 확보를 주문하면서 취임 후 첫 과제로 새로운 조직문화 조성을 제시했다. 그는 2분기 삼성전자 실적 발표 후 디바이스솔루션(DS, 반도체) 부문의 호실적과 관련해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보다 시황이 좋아진 데 따른 것"이라며 "근원적 경쟁력 회복을 위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조성할 것이다"고 선언했다.

실제 전영현 부회장은 사업 분위기 쇄신을 위해 내부적으로 조직 재정비에 몰두했다. 그는 취임 직후 각 사업부 현안을 검토했고, 조직개편을 신속하게 단행했다. 특히 HBM 개발 전담 조직을 설립하고 연구소 인력도 재배치했다. 내부적으로도 쇄신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반도체 사업을 둘러싼 위기감은 높아진 상황이었다. 2022년부터 이어진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업황이 침체했으나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지난해 삼성전자는 DS부문에서 연간 15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기도 했다. 전 부회장 취임 후에는 DS부문의 실적은 개선됐다. 올해 2분기 8개 분기 만에 최대치 영업이익인 6조4500억 원을 달성했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선두를 지키고 있는 대만의 TSMC는 점유율 62%를 차지하면서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13%로 2위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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