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국내를 휘젓던 ‘1세대’ 외국계 프랜차이즈 다수가 침몰하고 있다. 이전과는 크게 달라진 한국 외식시장 트렌드에 발맞춰 모회사 변경, 가맹사업 확대 등 저마다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지만 수익 돌파구 마련에 어려움 겪으면서 아예 철수를 결정한 브랜드도 나타났다.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푸드가 ‘제2의 스타벅스’로 키우려던 스무디킹코리아(이하 스무디킹)는 한국시장 진출 22년 만인 내년 10월 결국 철수된다. 지난 20일 스무디킹은 가맹점주에게 이미 영업 종료 공문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브랜드는 2015년 신세계푸드가 인수한 이후 줄곧 적자수렁에 빠져있었던 탓에 업계 내에서는 신세계푸드가 왜 스무디킹을 놓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꾸준히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로 스무디킹은 2019년부터 당기순손실 규모가 크게 늘어났고 2020년 28억원, 2021년 23억원, 2022년 22억원, 2023년 3억원 등 한 번도 이익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신세계푸드는 스무디킹을 포기하지 않았지만 브랜드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시점에서 실적 부진에다 본사와 메뉴 현지화 등 이견 차이가 발생하면서 계약 연장에 합의하지 못했다. 회사 측은 계약 종료 시점까지 가맹점주의 안정적 사업 운영을 최대한 돕고, 협의 하에 타 업종 전환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이외에도 한국맥도날드, KFC코리아, 한국피자헛 등 과거 인기를 누렸던 외국계 프랜차이즈들의 수익성은 줄줄이 악화하고 있다. 매출이 늘어난 브랜드는 일부 있었지만 수익 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특히 한국피자헛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45억원으로, 전년 2억6000만원에서 1665.7% 급증했다. KFC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영업이익 29억원으로 전년 61억원에서 반 토막 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맥도날드도 2019년부터 최근 5년째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은 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75억원가량 축소했으나 적자를 면치는 못했다.
이전과 비교해 한국 외식시장 트렌드가 크게 바뀐 데다, 외국계·토종 구분 없이 신규 브랜드들이 우후죽순 쏟아지면서 이른바 ‘1세대’ 브랜드들이 설 자리를 계속 잃고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 외국 본사들이 외부 투자회사 특수목적법인(SPC)에 브랜드를 매각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다.
이들 업체 대부분 브랜드 컨셉을 재단장하고 매장 환경을 개선해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가맹사업 새롭게 시작하는 방식 등으로 재정비에 나선 상태다. 다만 외식 프랜차이즈의 주요 소비층인 젊은 세대 내에서 한번 소비한 브랜드는 다시 이용하지 않는 경향이 짙어지면서, 이 같은 노력이 즉각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경우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무리하게 매장을 확장하면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소위 ‘1세대’라고 불리는 외국계 프랜차이즈의 경우 상대적으로 올드한 브랜드 이미지 등이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획기적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쇄신하는 등 뚜렷한 반등의 기점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점차 소비층이 줄어들게 될 것이고 향후 한국 시장에서 철수를 결정하게 될 브랜드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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