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EBN

밸류업 지수 전체 100종목 중 증권주는 키움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3종목이 편입됐다. 반면 지난달 올해 말 기업가치 제고 계획 안내 공시를 올렸던 NH투자증권은 아쉽게 지수 편입에서 탈락했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이번 밸류업지수 편입 기본요건 중 하나인 자기자본이익률(ROE)이 NH투자증권 보다도 낮았지만 밸류업 조기공시로 ‘특례 편입’에 성공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가 시장의 예상과 달리 고 PBR·고 ROE 종목으로 구성, 배당과 주주환원에 대한 평가는 상대적으로 낮아졌다.

지난해 기준 배당수익률 5.7%를 기록한 NH투자증권의 최근 2년 평균 ROE는 5.9%로 이번에 금융업에서 편입된 종목들 대비 크게 떨어진다.

밸류업 지수에 편입된 금융종목(특례 제외)들의 최근 2년 평균 ROE는 △DB손해보험(18.8%) △메리츠금융지주(30.1%) △삼성화재(12.2%) △키움증권(10.4%) △한국금융지주(8.6%) △현대해상(12.8%) △키움증권(10.4%) 등이다.

하지만 같은 업종인 증권업종인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최근 2년 평균 ROE가 4.7%로 NH투자증권보다도 낮음에도 불구하고 특례를 통해 지수 편입에 성공했다.

최근 2년간 증권업계 수익률 악화가 자기자본이 높은 두 대형 증권사의 ROE 감소로 나타났지만 지수편입의 승패를 가른 것은 결국 조기 공시가 된 셈이다. 이와 관련해 NH투자증권 내부에서도 아쉬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년 평균 PBR의 경우 편입 종목 중 메리츠금융지주(1.1배)를 제외하고는 모두 1배 미만이다. 삼성화재가 0.7배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나머지 7종목은 모두 0.3~0.5배 수준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물론 공시 없이도 편입된 한국금융지주와 공시를 했음에도 일반 편입된 키움증권의 경우도 있다.

키움증권은 2년 평균 PBR 0.5배, ROE 10.4%로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밸류업 공시를 했음에도 특례 없이 일반 편입됐다.

한국금융지주는 PBR 0.4배, ROE 8.6%로 편입됐다. KB금융이 PBR 0.4배, ROE 8.4%로 지수 편입에 실패한 만큼 한국금융지주가 일반 편입 경계선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정은보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 언론 브리핑을 통해 “내년 6월부터 공시이행기업 우대편입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공시를 이행한 기업에게는 지수 편입 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공시를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게는 지수 우선편출 등 패널티를 부여하는 제도다.

즉, 아직 밸류업 공시 계획을 세우지 않은 한국금융지주가 내년 6월까지 공시를 하지 않는다면 12월 공시를 계획한 NH투자증권에게 그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지수로 인한 단기적 주가 부양효과는 미미하다고 보고 있지만 중장기적인 효과에 있어서는 어느 정도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운용업계에서는 이미 10여개의 운용사가 패시브 ETF 개발 의사를 밝힌 상황이며 1~2개월 내에 ETF가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초부터 정부가 정책적으로 밸류업 관련한 홍보를 대대적으로 벌이고 있는 만큼 관련 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은 업종별로 상징적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지수 자체가 이제 막 공개된 만큼 해당 지수의 성공 여부를 지금 판단하기는 어려우나 과거부터 정책적으로 정부에서 독려하는 펀드 등에는 초기 자금이 몰리기는 한다”며 “업종별로 포함된 회사가 많지 않기 때문에 상징적 의미가 더 크다는 점에서 초기 편입 회사들의 이점이 크다고 보여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밸류업과 관련돼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많은 보도가 나왔던 만큼 투자자들의 관심도는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거래량이 문제긴 하겠지만 초기 관심도는 어느 정도 나와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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