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올해 3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4개 분기 연속 매출 성장을 달성하면서 ‘체질 개선’을 위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3분기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22조1769억원, 영업이익 7511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발표했다.
매출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치다. LG전자의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7% 상승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0.9%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약 23% 하회했다. 앞서 증권가는 LG전자의 3분기 실적을 매출 22조331억원, 영업이익 9686억원으로 점쳤다. 영업이익 급감은 해상운임 폭등, 마케팅비 증가에 기인한다.
LG전자는 최근 체질 개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간 주력 사업이었던 가전의 실적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행보다. 가전 의존도가 높은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기 때문이다. 가전 시장의 이른바 ‘상고하저’ 실적 패턴을 탈피하기 위한 전략이다.
가전사업은 통상 계절적 가전 수요의 영향을 받아 실적 패턴이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여왔다. 가전 성수기인 1~2분기에는 호(好)실적을 냈다가, 비수기로 꼽히는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받았다.
체질 개선을 위해 LG전자는 최근 B2B(기업간거래) 사업 비중을 키우고 가전 구독, 웹(web)OS(운영체제) 기반 광고·콘텐츠, HVAC(냉난방공조)·칠러 등을 미래 동력으로 설정했다. 해당 사업들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는 청사진이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HE 사업 부문에선 수요 회복이 여전히 더딜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광고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신사업인 스마트 TV 플랫폼 웹OS의 성과가 주목받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웹OS 관련 매출이 1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장 사업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도 불구,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LG전자 전장 사업의 수주잔고는 지난해 말 93조원 수준으로, 올해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경기 영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B2B 성장세는 꾸준하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플랫폼 기반 콘텐츠·서비스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가전구독, 소비자직접판매(D2C), 볼륨존 확대 등 다양한 사업방식의 변화는 가전 등 레드오션으로 평가받던 주력사업 분야의 꾸준한 매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생활가전은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이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3분기는 해상운임 인상에 더불어 주요 시장의 수요회복 지연에 따른 판가 하락 요인이 수익성에 일부 영향을 끼쳤지만 지역별 제품/가격 커버리지 다변화, 온라인 사업 확대 등을 지속하며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장 사업은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 전기차 수요 둔화에 다소 영향을 받고 있으나, 100조원 수준 수주 물량의 차질 없는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도 늘린다.
홈엔터테인먼트 사업은 3분기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의 올레드 TV 수요가 점진 회복세를 보였지만, LCD 패널 가격이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함에 따라 원재료비 부담이 이어졌다. 사업의 또 다른 한 축이자 수익성 기여도가 높은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의 고속 성장은 계속될 전망이다.
향후 LG전자는 콘텐츠 경쟁력 및 편의성 강화, 생태계 확대, 광고사업 경쟁력 고도화 등을 추진해 웹OS 콘텐츠/서비스 사업 확대에 가속도를 더할 계획이다.
비즈니스솔루션 사업은 다양한 사업군 및 제품 라인업을 기반으로 버티컬(Vertical, 특정 고객군)별 맞춤형 수주활동을 강화한다. 인공지능(AI) PC, 게이밍모니터 등 프리미엄 IT 라인업을 확대하고 상업용 디스플레이 사업의 지속 성장을 위해 버추얼 프로덕션 솔루션 등 미래기술 확보도 지속한다. 로봇, 전기차 충전기 등 유망 신사업 분야 투자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간다.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이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부터 계절성을 타지 않는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체질 개선을 목표로 설정, 추진해왔다.
앞서 조주완 사장은 지난해 SW(소프트웨어)·B2B 등 신사업 비중을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1년 만에 국내 가전 매출 가운데 구독 사업의 비중을 지난해 15%에서 올해 20%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웹OS 기반 플랫폼 사업의 올해 매출은 2021년 대비 대폭 증가하는 성과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