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정진행 대우건설 신임 부회장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정진행 대우건설 신임 부회장

대우건설의 해외시장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정원주 회장에 새 조력자가 나타났다. 현대차그룹 '글로벌통' 출신으로 3년 만에 건설 업계에 복귀한 정진행 대우건설 부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30년 가까이 현대차·기아·현대건설 해외사업 등을 진두지휘한 '글로벌통'이다. 해외사업 확장에 고군분투 중인 정원주 회장에 큰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진행 신임 대우건설 부회장은 지난 2일 정식 취임했다. 2020년 말 현대건설 부회장직에서 퇴직한 지 4년 만에 건설업계 복귀다. 대우건설은 정 부회장 영입을 계기로 부회장직을 새로 만들었다. 이로써 대우건설 경영진은 정원주 회장 아래 정진행 부회장, 백정완 사장(대표이사), 김보현 총괄부사장 체제가 마련됐다. 

대우건설이 없던 '부회장' 자리까지 신설하고, 업계를 떠난지 무려 4년이나 된 정 부회장을 영입한 데는 그의 출중한 '글로벌 영업 능력'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1979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그는, 지금은 사라진 현대석유화학과 현대차, 기아, 현대위아, 현대오토넷 등 현대차그룹 계열 전반을 두루 경험한 '현대맨'이다. 특히 핵심 계열사 현대차, 기아에 있을 땐 중남미지역본부 본부장, 아태지역본부 본부장, 유럽총괄본부 본부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통으로서의 역량을 다졌다. 

이런 그의 경력은 해외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에게 제격이라는 평가다. 정 회장은 취임 후 무려 15곳이 넘는 국가를 방문해 정상급 지도자를 만나 대우건설의 수주 경쟁력을 어필하는 등 해외 파이프 라인 확대에 '진심'을 다하고 있다. 

정 회장 취임 후 대우건설은 해외 여러 지역에서 굵직굵직한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사업비 24조원 규모의 체코 원전 수주, 오는 2026년 완공 예정인 약 30억달러(약 4조1745억원) 규모의 장기 도시개발 프로젝트 베트남 스타레이크시티 조성 사업, 지금부터 2035년까지 약 3억9000만달러(5200억원)가 투입되는 베트남 끼엔장 신도시 개발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성과에도 대우건설 수주 실적 지표는 유난히 부진하다. 올해 대우건설 상반기 해외 수주 실적 104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3054억원에 한참을 밑돌고 있다. 최근 이같은 분위기를 반전시킬 대형 프로젝트 '투르크메니스탄 요수-암모니아 비료공장 프로젝트 수주에 큰 기대를 걸었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해당 공사는 투르크메니스탄 투르크멘바시시에 연산 115만5000톤의 요소와 66만 톤의 암모니아를 생산하는 '키얀리 요소·암모니아 비료 플랜트'를 짓는 공사다.

대우건설 부회장 시절부터 투르크메니스탄 증 중앙아시아 지역에 공을 들여온 정 회장 입장에선 뼈아픈 결과다. 새로 취임한 '글로벌통' 정전행 부회장은 이런 정 회장의 무거운 짐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비록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인 투르크메니스탄 요수-암모니아 비료공장 수주는 실패했지만, 4분기 '한방' 있는 여러 해외 프로젝트 수주전을 남겨두고 있다. 요수-암모니아 비료공장 수주와 함께 투르크메니스탄 대형 프로젝트의 한 축이었던 투르크메나밧 미네발 비료 플랜트 수주전이 아직 남아있고, 아르카닥 신도시의 2단계 개발사업에 참여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9000억 규모의 리비아 하수처리장 재건 사업, 2조원 수준의 이라크 해군기지 건설 사업 등 큰 대형 수주건을 남겨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진행 부회장의 역할론과 정원주 회장과의 케미, 즉 '케미스트리' 역시 크게 부각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진행 부회장이 대우건설 미등기 임원이라는 점에서 직접적 경영참여가 아닌 자문 형태로 대우건설 해외 사업에 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워낙 오랫동안 해외사업 전략통으로 명성을 다져온 만큼 대우건설에 적잖은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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