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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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 삼성전자 주가가 1년 7개월 만에 6만원 선이 무너진 가운데 52주 신저가에 저가 매수 기회를 노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며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가 1조원 가깝게 치솟았다.

2021년 코로나 당시 ‘동학 개미운동’ 이후 삼성전자 ‘빚투(빚내서 투자)’ 규모가 9000억원대를 이어가는 것은 3년 만에 처음으로 지속적으로 커지는 신용융자잔고 금액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7월 11일 52주 신고가(8만8800원)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식지 않는 모양새다.

전일 1년 7개월 만에 6만원 선이 무너지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삼성전자는 3개월 만에 주가가 무려 29%나 하락했지만 이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무려 13조7776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3분기 실적 충격 여파가 지속되며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9조원, 9조1000억원으로 시장 평균 전망치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1조원 정도 밑돌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실적 발표이후 목표가를 일제히 하향 조정했고, 4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미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떠나간 지 오래다. 삼성전자의 투자자별 월별 거래추이를 살펴보면 7월까지 순매수를 유지했던 외국인들은 8월부터 순매도로 돌아서며 8월 2조880억원을 순매도했으며 지난달에는 무려 8조6209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순매도한 금액이 총 7조9050억원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 순매도 금액보다 삼성전자 한 종목을 순매도한 금액이 더 큰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이는 삼성전자 외 나머지 코스피 종목 7159억원은 순매수한 것으로 지난달 국내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결국 삼성전자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꾸준히 삼성전자를 사 모으고 있다.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선 8월부터 삼성전자 순매수로 전환한 개인 투자자들은 △8월 3조2343억원 △9월 8조870억 △10월 2조원을 순매수했다. 신저가를 기록한 전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5663억원 사들였다.

빚투는 1조원에 달하는 수준으로 치솟았다.

전일기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잔고는 9945억원으로 코로나 시기 주식시장 호황기 때보다 더 높은 금액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신용융자잔고는 2021년 8월 9000억원 대를 기록한 이후 3년간 9000억원대를 넘어선 적이 없었으나 지난달 9월 27일 9089억원을 기록, 이달 들어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신용융자잔고 금액이 9000억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더욱이 8월까지만 해도 5000억원대였던 신용융자 잔고가 한 달 반 사이 1조원 가까이 치솟았다는 점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투자가 과열됐다는 지적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8월부터 9월 10월까지 개인들의 순매수 증가와 함께 빚투 규모도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이 동안 삼성전자의 주가는 연일 하락해온 만큼 상승을 예상하고 초기 레버리지 투자를 한 이들은 향후 반대매매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주가라면 당연히 저점이라고 생각하고 매수할 수 있는 수준이지만 8월과 9월 레버리지 투자를 한 이들이라면 지속적인 하락을 겪은 만큼 삼성전자의 추가 하락이 있다면 반대매매 가능성도 열어 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를 낮다고 보는 것은 공통적인 시각이지만 과도한 빚투는 지양해야 한다”며 “뚜렷한 상승 모멘텀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무턱대고 레버리지 투자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판단”이라고 경고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은 “개인들의 수급이 몰리는 상황은 현재 저가매수 기회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며 “중장기적 투자 관점에서 볼 때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이지만 단기간 상승을 노린다면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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