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곽재선 KG모빌리티(KGM) 회장이 다시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하이브리드(HEV)에 이어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신차를 선보이겠다는 야심을 드러낸 것.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의 대체제로 PHEV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이에 곽재선 회장은 PHEV 신차를 선보이고, 수출 활로를 개척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KGM은 중국 체리자동차(Chery Automobile Co. Ltd)와 'T2X' 플랫폼 기술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KGM은 체리자동차의 T2X 관련 지식재산권을 활용할 수 있다. 향후 T2X 플랫폼을 활용한 신차를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T2X란 체리자동차가 개발한 첫번째 플랫폼 'M3X'의 후속 아키텍처다. 독일의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사 '벤틀러(Bentler)'와 협업해 구축했으며, 내연기관차와 PHEV 등 제작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규어랜드로버(JLR) 또한 최근 해당 플랫폼 활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KGM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통해 중형 및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차를 개발한다. T2X 플랫폼의 특성에 따라 KGM은 PHEV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 신차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로써 KGM은 내연기관차부터 HEV, PHEV, EV 파워트레인까지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 수요에 따라 유연한 대처가 가능해진 것.
KGM은 오는 2025년 상반기를 목표로 토레스 기반의 HEV 신차를 출시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해 11월 비야디(BYD)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해당 신차는 BYD의 기술을 대거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KGM은 글로벌 수출 확대를 위해 PHEV를 도입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는 최근 벤츠 전기차 화재 영향 등으로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이 심화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내연기관차보다는 친환경적이고, 연비가 좋은 HEV 선호 추세가 늘었다. 그러나, PHEV는 HEV보다 가격이 비싸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파워트레인이 아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여러 국가에서는 PHEV 판매 증가가 눈에 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상반기(1~6월) 미국 내 국산 PHEV 판매는 17만10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7% 늘어난 수치다. 독일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전기차 판매는 18만4,1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지만 PHEV는 13% 증가한 8만9500대를 기록했다.
PHEV는 전기 모터와 내연기관(엔진)을 결합한 차량이다. 하이브리드 모델보다 큰 모터가 탑재돼 최대 100km가량을 전기모터로만 구동할 수 있으며, 전기차처럼 충전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외국에서는 PHEV를 전기차의 한 종류로 분류하고, 각종 지원금을 제공한다. 소비자가 전기차 대체제로 주목하는 이유다.
곽재선 KGM 회장은 부임 이후 지속해 글로벌 수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기존 KGM이 추진하던 사우디아라비아 반조립제품(CKD) 사업과 베트남 프로젝트 등에 이어, 최근에는 튀르키예와 뉴질랜드 등 새로운 영역으로 진출을 선언했다. 또한 유럽에서는 판매법인을 출범하고 독일 딜러 콘퍼런스를 개최하며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체리자동차와의 라이선스 계약에 있는 단서 조항도 주목할 부분이다. 해당 라이선스는 미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다. KGM이 향후 진출할 지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KGM은 국내에서는 HEV 신차로, 해외에서는 PHEV 모델로 사업 영역 확장을 노릴 것으로 분석된다.
곽재선 회장은 “KGM은 KG그룹 가족사로 출발하며 토레스 EVX와 액티언 등 신모델은 물론 다양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통해 물량 증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및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체리자동차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기술협력을 통해 보다 다양한 모델 개발과 함께 신차 개발기간 단축 및 고객 니즈에 맞는 신차 출시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