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명동 사옥.
하나금융 명동 사옥.

하나카드가 3분기 누적 순이익이 45% 급등하면서 지금까지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 중 가장 높은 상승폭을 나타냈다. 5개분기 연속으로 순익이 우상향하면서 2021년 2분기 이후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나타냈다. 

최근 카드사들이 비용 절감과 카드론을 통해 수익을 방어하는 가운데 하나카드는 해외여행에 특화된 '트래블로그'와 법인카드 등 본업에서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임기 만료를 앞둔 이호성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조달금리 상승 등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서도 대체적으로 호실적을 내놓은 가운데 하나카드의 순익 성장세가 가장 눈에 띈다. 하나카드는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대비 순이익이 60.7% 급증한 바 있다.

해외여행카드의 원조인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는 카드업계에서 전례 없었던 인기 상품이다. 하나카드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는 연간 누적 기준 시장점유율 43.8%로 업계 1위를 수성하고 있다.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돌파했다.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업 경쟁력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하나카드는 해외여행카드로 업계를 주도했다는 평을 받는다. 

4분기도 실적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MG새마을금고와 제휴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등 제휴채널 확장을 통해 이용 고객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제휴 채널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연말에는 카카오페이와 신규 제휴카드를 내놓는다. 하나카드는 지난 9월 카카오페이와 ‘트래블로그’를 탑재한 제휴카드 출시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하나카드는 다른 카드사들에 비해 특정 브랜드를 내세운 기업과의 PLCC 보다는 금융기관과의 제휴가 많다. 토스뱅크에 이어 MG새마을금고, 카카오페이 등과의 협업이 대표적이다.

금융사와의 협업은 고객 저변을 넓히는데 도움 된다. 하나카드는 상대적으로 다른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보다 회원 수가 적은 상황에서 트래블카드로 2030세대 확보에 성공한 가운데 새마을금고와의 협업을 통해 시니어군 까지 고객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일단 실적만 감안하면 이호성 대표는 연임이 유력하다. 하나금융지주는 14개 계열사 중 하나카드를 포함해 12곳의 대표 임기가 연말에 끝난다. 현재 대표 승계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하나은행에서 영업그룹장까지 지난 영업통이다. 영업전문가인 만큼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트래블로그도 이 대표 재임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법인카드 매출 성장을 견인한 것도 이 대표의 역량이다. 하나카드의 3분기까지의 기업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13%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인 5%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내 입지는 높아지고 있다. 하나증권도 올해 실적이 개선되고 있지만 3분기 누적 순이익은 하나카드에 못미쳤다. 하나카드의 지주 내 순익 기여도도 지난해 보다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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