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016_653148_516.jpg)
MG손해보험의 매각이 난도 높게 전개될 전망이다. 부실금융기관인 만큼 예금보험공사(예보)의 관리와 법에 맞는 매각 절차를 갖춰야한다.
MG손보의 경영 부실까지 감안하면 원매자는 최소 1조원의 자금을 투입해 사업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 국회에선 '국책은행 활용법'을 제안했지만 역시 '매각 재수생'인 KDB생명의 처리를 고려하면 국책은행이 나선다고 한들 뾰족한 경영 개선책이 나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예보)는 MG손보 인수의 우선협상대상자 발표를 잠정 연기했다. 예보는 최근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MG손보 매각에 대한 다양한 지적을 받고 관련 검토 중이다.
지난달 30일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부실금융기관인 MG손해보험은 예보가 관리자이기 때문에 예금자보호법, 금산법, 게다가 국가계약법에 따라서 정하는 절차와 원칙과 기준에 따라서 매각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이는 곧 예금자보호법, 금산법, 국가계약법을 충족해야 한다는 말로 MG손해보험의 매각 난도가 높아질 것으로 해석된다. 국가가 거래해야하는 계약은 수의계약을 할 수 없게 돼 있어서다. 수의계약이란 경쟁이나 입찰에 의하지 않고 상대편을 임의로 선택하여 체결하는 계약을 말한다.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는 국책은행이 공동출자해 MG손보를 인수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산업은행과 기업은행과 같은 국책은행의 역할과 자본력을 살려서 매각난을 해결할 수 있다는 뜻에서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내부적으로 참여하지 않겠다는 공식적인 결론을 내렸다. 국감에서 제기된 사안인 만큼 심도있게 검토했으나, 사실상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책은행의 보험사 사례로는 '만년 매각 재수생'인 KDB생명이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금호생명(현 KDB생명보험)을 펀드를 통해 인수한 바 있지만 번번이 매각에 실패해 '매각 5수생'으로 불린다. 매각 실패 이유는 MG손보와 같은 '경영 부실'이다. 인수와 함께 법적 지급여력비율을 충족하기 위해 조단위 증자가 불가피해서다.
영업력을 다시 회복시키는 데에 드는 비용도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명보험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과 22개의 생명보험회사 간의 경쟁 강도도 감안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MG손보의 부실을 정리하고 경영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요소를 더 고려하는 국책은행보다는 민간 금융기관이 더 낫다는 측면에서 메리츠화재가 인수하는 시나리오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메리츠화재는 업계 5위 안에 드는 대형 손해보험사이며 지주사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큰 규모의 자본을 동원할 수 있어서다. 다만 메리츠화재의 고도의 성과주의 경영 기조가 적용될 경우 고용 승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우려가 존재한다.
이같은 상황에서 매각 주체인 예보는 5번째 매각에 대한 공식적인 일정을 내놓지 못했다. 예보 관계자는 "일정이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MG손보는 수의계약도 어려워지고 국회와 당국 층층시하 속에서 부실금융기관이라는 불리한 입지에서 매각되어야 하는 난제가 됐다"면서 "MG손보 노동조합의 저항 또한 커서 원매자로서는 부담스러운 매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