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1일 포스코그룹과 JSW그룹이 철강, 이차전지소재, 재생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에 관한 MOU를 체결했다. 오른쪽 부터 포스코그룹 장인화 회장, JSW그룹 사잔 진달 회장. [제공=포스코홀딩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061_653216_4652.jpg)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회장을 필두로 고속성장하는 인도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오디샤(Odisha) 주(州)에 일관제철소를 지으려다 고배를 마시고, 2022년 인도 최대 에너지 기업인 아다니(Adani)그룹과 맺은 친환경 일관제철소 건설 합작 사업도 중단된 이후 세 번째 도전이다. 인도 시장에 진입하면 품질과 기술력이 뛰어난 고급 강재로 차별적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21일 인도 1위 철강사인 JSW그룹과 연산 500만톤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부지는 오디샤주가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포스코그룹이 19년 만에 오디샤에서 다시 일관제철소 건설이라는 비전을 품게 된 것이다. 포스코는 2005년 오디샤 주정부와 양해각서를 맺었다. 연 300만톤 규모의 제철소를 2010년까지 건설하고 향후 생산규모를 1200만톤까지 늘린다는 내용이었다.
1단계 투자비는 30억달러, 생산규모가 1200만톤까지 확대되면 120억달러까지 높일 계획이었다. 이후 포스코는 자본금 538억원을 들여 인도법인(POSCO-India Private Limited)을 설립했다.
오디샤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은 주민 반대와 환경 파괴 논란, 오디샤주가 포스코에 제공하기로 한 전용 광산에 대한 소송 등으로 물거품이 됐다.
이후 포스코는 2022년 1월 아다니(Adani)그룹과 친환경 일관제철소 합작을 위한 포괄적 협력 MOU를 맺으며 일관제철소 건설을 재추진했다. 당시 제철소 부지는 인도 서북부 구자라트주 문드라 지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마저도 아다니그룹의 사정으로 엎어졌다.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은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023년 2~3월경에 힌덴버그 사태로 아다니그룹이 먼저 철강 사업 합작을 중단했다"며 "아다니그룹과의 합작은 이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두 번의 고배를 마셨지만 포스코그룹은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는 입장이다. 천 팀장은 "19년 전에는 토지도 문제였지만 광권이 문제가 됐었다"며 "그래서 실패를 했고 지금은 광권하고 연계된 게 아니고 토지는 지금 합작사에서 책임을 지고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와 JSW그룹은 우선적으로 오디샤주를 제철소 부지로 검토하고 있고 다른 곳도 살펴보고 있다. 천 팀장은 "1단계가 연산 500만톤인데 현재 생각하고 있는 부지가 약 1600에이커(647만4970m2) 정도 되기 때문에 2단계까지 가능하다"며 "부지도 1600에이커 부지뿐만 아니라 추가적으로 다른 대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합작을 추진하는 JSW그룹은 포스코와 인연이 깊다. 사잔 진달(Sajjan Jindal) JSW그룹 회장은 2022년 태풍 힌남노로 인한 침수로 포항제철소가 가동 중단됐을 때 JSW 열연공장용으로 제작 중이던 설비를 포스코에 빌려줬다.
이에 힘입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를 조기 복구할 수 있었다. 이후 사잔 진달 회장이 2022년 11월 한국을 방문했고 2023년 당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인도로 답방을 가 미래 협력 강화를 논의한 바 있다.
포스코가 19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인도 철강 시장에 문을 두드린 것은 인도 시장이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는 세계 2위 조강(쇳물) 생산국으로 오는 2030년까지 조강 생산량을 3억톤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가 제조업 확대 방침에 따라 인프라 투자·개발과 건설활동을 늘리고 있어 철강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철강 전문 분석 기관 WSD(World Steel Dynamics)에 따르면 인도 철강 수요는 연평균 7%씩 증가해 2030년 1억900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1위 철강 생산·소비국인 중국마저도 침체에 빠져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속 성장하는 인도에서 포스코는 프리미엄 고급강판으로 승부수를 띄운다는 방침이다. 먹거리가 많은 시장에 여러 경쟁자가 뛰어들더라도 품질과 기술력이 높은 고급강으로 경쟁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천 팀장은 "공급 과잉이 일부 되더라도 포스코가 판매하는 제품 포트폴리오 자체가 상당히 고급강 위주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JSW와 이번 합작을 '일반 제품이 아니라 인도에서 생산할 수 있는 가장 고급강을 만드는 제철소로 하자' 이렇게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 포스코 제철소 [제공=포스코]](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2061_653221_5744.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