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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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기아의 10월 미국 판매량이 두 자릿수 증가세를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전기차 구매 욕구가 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뛰어넘었다는 분석이다. 

미국에서 판매 영토를 확장 중인 제네시스 브랜드 또한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이브리드 자동차 위주 수요가 지속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4일 완성차 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제네시스 포함)·기아의 10월 미국 내 신차 판매량은 총 14만7613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7.4% 급증한 수치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는 전년 동기 대비 18.1% 증가한 7만1802대를 판매하며 3년 연속으로 역대 10월 판매량을 경신했다. 미국에서 공격적으로 대리점을 확장하고 있는 제네시스 또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6% 뛴 6903대를 판매했다. 

최근 미국 판매량이 감소했던 기아는 지난해 10월보다 16.5% 늘어난 5만9164대를 판매, 역대 10월 판매량을 갈아치우며 반전에 성공했다. 기아는 일부 모델 단종과 EV3 등 전기차 생산을 위한 공장 설비에 돌입하며 올해 미국 내 판매량이 감소 추세를 보인 바 있다.

이로써 현대차·기아의 올해 1~10월 미국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1.3% 증가한 139만4215대를 기록하게 됐다. 현 추세라면 양사는 올해도 연간 미국 판매량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양사가 고금리로 인한 소비 심리 위축, 미국 대선 직전 불확실성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선전했다고 평가한다. 

특히,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에 대한 강력한 수요가 현대차·기아의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양사의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무려 64.9% 급증한 2만1679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현대차는 투싼 HEV(140%↑), 싼타페 HEV(136↑) 등 인기로 하이브리드 판매가 지난해 10월 대비 91% 뛰었다. 기아 또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와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각각 70%, 65% 증가했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하이브리드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부족 등 문제로 전기차 판매 속도가 둔화하면서 하이브리드가 대체제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제이디 파워(JD Power)에 따르면 전기차 인기 감소로 전기차 관련 할인 혜택은 증가 추세다. 10월 미국 내 전기차 인센티브 평균은 11.5%로 1년 전(4.7%)에 비해 6.8%p 뛰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별도 인센티브 지급이 필요하지 않았다. 

게다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년 반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p) 인하했다. 이에 따라 자동차 시장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데이터(GlobalData) 등에 따르면 미국 내 신차 대출 평균 이자율은 6.7%로 전년 동기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소비자의 신차 구매 시 이자 부담이 감소함에 따라 현대차·기아의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양사가 올해도 미국 내 연간 판매량을 경신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랜디 파커(Randy Parker) 현대자동차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3년 연속 10월 판매 신기록을 세웠으며, 여전히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며 "현대차는 연말까지 또 다른 연간 판매 기록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에릭 왓슨(Eric Watson) 기아 아메리카 판매 운영 부사장은 "기아의 여러 전기화 모델과 SUV가 두 자릿수 판매 증가를 달성함에 따라 회사 역사상 최고의 10월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며 "기아는 앞으로도 전기,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 내연기관 파워트레인 등 다양한 유틸리티 모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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