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홀딩스가 오랜기간 대규모 적자를 내온 종속회사 북미법인 사업 일부를 결국 영업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제공=휠라홀딩스]
휠라홀딩스가 오랜기간 대규모 적자를 내온 종속회사 북미법인 사업 일부를 결국 영업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제공=휠라홀딩스]

휠라홀딩스가 오랜기간 대규모 적자를 내온 종속회사 북미법인 사업 일부를 결국 영업정지하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이후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이 지속된 데다, 현지 시장경쟁도 점차 심해지면서 불안정한 재무구조에 대한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단을 내린 모습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는 지난 5일 FILA 북미 사업법인(FILA U.S.A. Inc.)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일부 규모를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단행한다고 밝혔다. 영업정지 금액은 2618억9100만원이며 지배회사 연결 매출총액의 6.54% 수준이다. 영업정지 기간은 정확히 명시되지 않았다.

휠라홀딩스는 해당 법인을 통해 북미 현지에 직진출한 상태며 주요 브랜드인 골프용품 자회사 아쿠시네트(Acushnet)를 보유하고 있다. 이 북미법인 재정이 본격 악화하기 시작한건 코로나19가 기점이 된다. 미국서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끝난 이후 일었던 물류대란과 연관이 깊기 때문이다.

앞서 미국에선 코로나19 사태 이후 항만 노동력 부족으로 화물 하역 작업이 늦어진 데다, 수입 컨테이너 양까지 불어나면서 입항 대란이 일었고 FILA 북미 사업법인의 재고자산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국 앞바다에서 컨테이너가 발이 묶이자 전 세계적으로 컨테이너가 부족해졌고, 해상 운송비가 급등하는 연쇄효과까지 발생한 것이다. 당시 물류대란 속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얼어붙었던 점도 추가적인 악재였다.

FILA 북미 사업법인은 이후에도 수년 간 쌓인 과잉재고를 소진하기 위해 대규모 할인 등을 지속하다 보니 전체적인 실적을 개선하기는 쉽지 않았다. 해당 법인의 재고로 인해 휠라홀딩스의 총 재고자산까지 1조원대까지 커졌을 정도였다. 

지난 2021년 기준 7578억원였던 휠라홀딩스의 재고자산은 2022년 1조2905억원, 2023년 1조454억원까지 급증한 바 있다. 재고자산은 비용 부담으로 직결되기 때문에 기업들이 전략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영업이익을 갉아먹고 이 항목에 대한 평가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된다.

올해 들어 필사의 노력 끝에 누적 재고 과잉 현상이 일부 해소됐고 하반기 다시 사업 확장에 나서는 듯 보였지만 돌연 영업정지를 결정한 것은 다소 의외였다. 리테일 사업을 본격 전개하기 위해 올초 창립 이래 최초로 ‘글로벌 브랜드 사장직’을 신설하고 미국법인 대표로 ‘토드 클라인’이라는 인물을 신규 선임하기도 했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재전개하기 전에 재무구조를 좀 더 개선하고 면밀한 시장 분석 및 내부 시스템 정비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올 1분기 기준 FILA 북미 사업법인은 여전히 132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2022년, 2023년 연간기준 순손실은 802억원, 1516억원 수준이었다.

휠라홀딩스 측은 “단기적으로 미국,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에서의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고정비 절감 등 구조조정 효과로 연결재무제표 재무구조와 현금흐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상세한 내용은 세부적인 계획이 수립되는 대로 시장과 적극 소통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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