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왼쪽부터),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 [제공=각 사]
신상열 농심 미래사업실장(왼쪽부터),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 [제공=각 사]

유통업계 오너 3·4세가 경영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세대교체’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들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과 수익성 확보 등 본격적인 경영 능력 시험대에 오른 상황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그룹 오너가 3세인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이사가 용퇴하고 4세 허서홍 경영전략SU장이 GS리테일 새 수장에 오를 예정이다. 허연수 대표가 GS리테일 대표에 오른 지 9년 만이다.

최근 GS리테일은 실적 부진으로 고전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GS리테일은 세대교체를 통해 쇄신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허 부사장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비롯해 포트폴리오 재정비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GS리테일의 편의점 경쟁사인 BGF리테일도 3세 경영에 힘을 싣고 있다. 홍석조 BGF그룹 회장 장남 홍정국 BGF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해 BGF 부회장 겸 BGF리테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올해 3월에는 주력 계열사인 BGF리테일 사내이사에 선임되면서 그룹 내 역할을 확대했다.

홍 부회장은 CU를 비롯해 그룹 기업 가치 제고와 경영전략 수립, 신사업 발굴에 힘을 싣고 있다. BGF리테일 대표이사 직속으로 상시 혁신을 위한 조직인 BI(Business Innovation)팀도 신설했다.

농심은 3세 경영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농심은 전날 2025년 정기인사에서 신동원 농심 회장 장남 신상열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고 밝혔다. 2021년 말 구매담당 상무로 승진한 지 3년 만이다. 신 전무는 올해 초부터 미래사업실장을 맡고 있다. 신 상무 누나인 신수정 음료 마케팅팀 담당 책임도 상품마케팅실 상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의 승진은 미래사업실의 역할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농심은 지난해 경영기획실 산하 성장전략팀과 N스타트팀을 통합해 미래사업실을 신설했다. 미래사업실은 인수합병(M&A)과 신사업, 해외 수출 등을 담당한다. 신 전무는 농심의 해외 사업을 이끌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양식품도 3세 경영을 가동 중이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기획본부장은(CSO)은 지난해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전 상무는 지난해 9월 열린 ‘삼양라면 출시 6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전 상무는 그룹 내 신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삼양식품이 불닭으로 K-라면 열풍을 주도한 가운데 건강기능식품(건기식), 가정간편식 등 헬스케어 식품으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신설된 헬스케어BU장을 맡아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 상무는 최근 식물성 헬스케어 통합 브랜드 ‘잭앤펄스’를 론칭하는 등 적극적인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밖에 유통업계에선 롯데그룹 오너 3세 이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장남인 신유열 전무의 승진 가능성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케미칼 동경지사 상무보로 승진하면서 경영 전면에 등장했다.

이듬해 상무로 승진한 이후 지난해 임원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신 전무는 지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지주에 신설된 미래성장실 초대 실장으로 발탁됐다. 미래성장실은 그룹 글로벌사업과 신사업을 전담한다. 현재 신 전무는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 등을 총괄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오는 28일 서울 잠실 롯데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정기 임원 인사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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