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가 전 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사진 [제공=GS건설]
▶ GS건설 허윤홍 대표이사가 전 직원들에게 새로운 비전을 발표하는 사진 [제공=GS건설]

허윤홍 체제 1년을 맞은 GS건설의 첫 임원 인사 키워드는 '확실한 보상'으로 요약된다.  올 한해 GS건설 명예회복을 이끈 플랜트와 주택사업 부문 수장들을 '승진'으로 보상한 것. 조직 슬림화와 승진 축소 등으로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조직 분위기에 '동기 부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전날 허윤홍 대표 체제의 첫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GS건설 역시 다른 건설사와 마찬가지로 사업 효율화를 앞세워 조직 체계를 간소화하고 승진 인사를 최소화 하는데 방점을 뒀다. 

임원 직위체계를 기존 4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했다. 기존에는 사장-부사장-전무-상무로 구성된 4단계 임원직위 체계에서 부사장과 전무를 통합해 사장-부사장-상무로 간소화한 것이다. 하부 조직 역시 기존 6개 사업본부를 3개로 줄이고 '본부-그룹-담당'의 수직 임원 계층을 '본부-부문' 또는 '실-부문' 2단계로 축소했다.

동시에 12명에 대한 승진 인사도 단행했다. 부사장 5명, 상무 7명을 신규 선임했다. 사업 변화를 선도하고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재를 발탁했다는 게 GS건설의 설명이다.

눈에 띄는 건 승진 인사 대부분이 올 한해 GS건설의 호실적을 이끈 사업부 소속이라는 점이다. 플랜트 사업부 김동욱 상무와 건축·주택사업부 남경호 상무가 대표적이다. 이들 사업부는 그간의 부진을 털고 올해 좋은 성적을 내며 GS건설의 나홀로 호실적을 이끈 핵심 부서다. 

[출처=GS건설 3분기 IR]
[출처=GS건설 3분기 IR]

먼저 김동욱 상무가 이끈 플랜트 부문의 경우 GS건설이 올해 초 한 껏 올려 잡은 수주 목표를 무난히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한 사업부다. 당초 플랜트 부문은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던 곳이다. 2022년만 해도 4300억원, 2023년 486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출발부터 달랐다. 3월 1조 6000억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파딜리 가스 증설 프로그램’, 공사를 따낸 데 이어 바로 전남 여수의 6000억원 규모 동북아 LNG 허브 터미널 1단계 공사’를 수주했다. 사실상 상반기에 지난해 수주 물량을 넘어선 셈이었다. 

이미 수주 곳간을 다 채웠지만 GS건설의 플랜트 수주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 7142억원의 충남 서산 ‘HVO 공장 건설’ 공사를 수주했으며 5205억원 규모의 호주 규모 도시순환철도(SRL) 지하철 터널 공사의 시공권을 따냈다. 모두 1조 2000억원 어치다. 

연이은 수주에 플랜트 사업 매출도 크게 호전됐다. 3분기 플랜트 매출 규모는 10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성장했다. 같은 기간 플랜트 매출총이익률도 8.7%로, 5.1%p(포인트) 상승했다. 다른 사업부의 성장치를 압도하는 수준이다. 

남경호 상무가 이끈 건축·주택사업부 역시 올해 GS건설의 명예회복을 도운 일등공신이다. 상반기 새 물량 확보가 저조해 지난해의 부진이 이어지는 듯 했지만, 하반기 시작과 함께 대규모 공사를 잇따라 따내며 '왕년' 건축·주택사업 강자의 면모를 드러냈다는 평가다. 

11월에만 서울 송파구 마천3구역 재개발 사업(1조142억원)과 서대문구 가재울 7구역 재개발사업(3682억원)을 연이어 따내며 도시정비사업 수주 곳간을 2조원대로 끌어 올렸다. 

플랜트와 건축·주택사업부 선전에 연초 수주 목표치로 13조3000억원을 세웠던 GS건설은 올해 3분기까지 목표치의 97%인 12조9608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 역시 상승세를 탔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8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9% 증가했다. 매출은 3조 1092억원으로, 같은 기간 0.1% 늘었다. 순이익은 1208억원으로, 무려 939.5%나 늘었다. 영업이익도 두 자릿수 증가세를 띄었다. 지난해 수천억원에 이르는 손실처리에 따른 기저효과지만, 2분기부터 시작된 회복세가 3분기까지 이어지면서 GS건설은 3분기 누적 영업이익(2457억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호황에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트리플 성장세를 GS건설은 보릿고개에 해낸 것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허윤홍 대표는 이같은 성과를 이끈 리더들에게 '승진'으로 화답했다. 김동욱·남경호 상무 모두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장기 불황 기조에 인적 쇄신, 조직 슬림화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성과에는 확실한 보상을 제공하겠다"는 허 대표의 의지가 표명함으로써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의 장기 불황이 예고돼다보니 건설사 대부분이 올해 먹고 사는 것에 초점을 둔 인사를 단행했다" 며" 하지만 GS건설은 이번 인사를 통해 성과에 대한 보상과 격려를 확실히 함으로써, 자칫 위축될 수 있는 조직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직원들의 열정과 참여를 촉진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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