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 부회장(좌),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제공=삼성]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 부회장(좌), 최윤호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제공=삼성]

기술통(通)인 전영현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장 부회장이 DS부문 산하 메모리사업부장을 겸직하면서 삼성전자반도체 진영에 변화가 생겼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초격차 확보에 대한 삼성전자의 간절함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는 대표이사가 사업부 수장까지 겸직하면서 매우 이례적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5년 정기 임원 인사 단행했다. 반도체 수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인사였다. 이번 인사를 통해 기존 한종희 부회장 1인 대표 체제에서 반도체 수장 전영현 DS 부문장(부회장)이 대표이사를 함께 맡는 2인 체제로 복귀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핵심 사업부인 메모리사업부를 전영현 부문장이 직할하고, 파운드리 사업부장을 교체했다. 파운드리 사업부에 사장급 최고기술책임자(CTO) 보직도 신설했다.

반도체 기술 경쟁력 강화 및 조직 분위기 일신을 통해 한계 돌파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다.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등 베테랑 임원의 '투톱' 체제를 통해 부문별 '책임 경영'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번 인사를 통해 전영현 부회장은 기존 DS부문장과 삼성전자 대표이사, 메모리사업부장뿐만 아니라 SAIT(옛 종합기술원)원장까지 4개 보직을 겸하게 됐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있던 전영현 부회장은 지난 5월 반도체 초격차 마련을 위한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한종희 부회장도 기존 DX부문장, 대표이사, 생활가전(DA)사업부장에 이어 이번에 신설된 품질혁신위원장 등 4개 보직을 겸한다. 한종희 부회장은 품질 분야의 근본적인 혁신을 이끌어 내는 중책을 추가로 담당하게 됐다.

이와 함께 각 계열사와 주요 사업부의 컨설팅과 감사를 실시하는 ‘경영진단실’을 삼성글로벌리서치(구 삼성경제연구소)에 신설했다. 그룹 산하에 있는 글로벌리서치에 경영진단실을 신설해 관계사 지원을 강화하고, 미래 사업 발굴을 통한 '넥스트 삼성'에 대한 의구심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전일에는 최윤호 삼성SDI 사장을 초대 경영진단실장으로 임명했다. 최윤호 사장은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역할을 했던 미래전략실 출신인 재무전문가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의 신임을 받는 인사다. 

경영진단실은 삼성전자 등 계열사의 사업 전략 수립·실행을 총괄하는 사업지원 태스크포스(TF)와 달리 ‘맞춤형 컨설팅’으로 계열사의 업무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각 계열사에 맞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일부 사업 부진이 그룹 전체 위기론으로 확산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글로벌리서치 측은 “경영진단실 신설에 대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앞으로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사업경쟁력 제고를 비롯해 경영 건전성 확보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영진단실은 관계사의 요청을 받아 업무상 경영, 조직,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사업 개선방안 등을 도출하는 후속 조치에 보다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경영진단실을 삼성전자 사업지원TF가 아닌 삼성글로벌리서치 소속으로 둔 것도 이와 동일한 맥락이다. 삼성전자로부터 독립적으로 관계사의 상황을 분석하고 실효성 있는 진단을 내놓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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