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강화되면서 친환경선박 발주 비중 더 높아져
![후동중화조선이 건조한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제공=후동중화조선]](https://cdn.ebn.co.kr/news/photo/202411/1644596_656244_2837.jpg)
올해 들어 10개월간 전 세계적으로 5000만CGT를 넘어서는 선박이 발주되며 글로벌 호황기였던 2007년 이후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 다변화와 설비 투자에 나선 중국이 글로벌 조선 시장을 주도한 가운데 대체연료를 사용하는 친환경 선박 발주 비중도 지속적으로 높아졌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0월까지 전 세계적으로 5420만CGT(1억3610만DWT) 규모의 선박 1910척이 발주된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발주량은 CGT 기준 글로벌 호황기였던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같은 기간 중국 조선업계는 글로벌 발주량의 69%를 휩쓸며 세계 시장을 주도했다. 중국은 올해 10개월간 1088억달러 규모의 선박 1338척(1억390만DWT)을 수주했다. 수주 척수는 지난해(1438척)보다 감소했으나 수주금액과 DWT 기준으로는 지난해(708억달러, 8210만DWT)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점유율은 전년 동기(59%)보다 10% 높아졌는데 가스선과 컨테이너선 수주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16%에 그쳤던 가스선 시장 점유율은 올해 46%로 높아졌으며 컨테이너선 시장 점유율은 45%에서 89%까지 높아지며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였다.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들어 10개월간 319억달러 규모의 선박 219척(2050만DWT)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선별수주 전략 지속에도 지난해(296억달러, 218척, 1970만DWT)보다 수주가 늘었으나 중국의 수주행보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같은 기간 일본은 66억달러 규모의 선박 156척(770만DWT)을 수주했는데 이는 지난해 기록(155억달러, 335척, 2040만DWT)에 크게 못미치는 수준이다.
수주 호조에 힘입어 중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도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글로벌 수주잔량은 1억5060만CGT(5404척, 3억4620만DWT)로 연초 대비 20% 급증했다. 현재 수주잔량은 2011년 3분기보다도 13% 많은 규모다.
중국은 2420억달러 규모의 선박 3256척(2억2400만DWT)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1711억달러, 2831척)에 비해 수주잔량이 크게 늘어난 모습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CGT 기준 56%, DWT 기준 65%에 달한다. 5년 전인 2019년 11월 중국의 수주잔량 비중은 CGT 기준 37%, DWT 기준 44%에 그쳤다.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1141억달러 규모의 선박 709척(6790만DWT)으로 지난해 말(1084억달러, 704척)보다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일본은 305억달러(653척)로 지난해 말(322억달러, 734척)보다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호황기 당시 중국은 수주잔량의 절반을 벌크선으로 채웠으나 현재는 컨테이너선 뿐 아니라 LNG선 등 가스선으로 선종을 확대하고 있다"며 "수주 증가에 따라 침체기에 멈춰선 설비를 다시 가동하고 신규 설비 투자에 나서는 등 설비 확대에 적극 나서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선종별로는 컨테이너선 발주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들어 10개월간 발주된 컨테이너선은 330만TEU로 발주 러시가 이뤄졌던 지난 2021년 연간 발주량(450만TEU)보다 겨우 13% 적은 수준이다.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으로 선단을 개편하고자 하는 노력이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 호조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들어 10개월간 발주된 대체연료 추진 컨테이너선은 260만TEU로 2022년(180만TEU)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컨테이너선 뿐 아니라 다른 선종으로도 대체연료 추진 선박 발주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수주잔량에서 대체연료 추진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현재 발주 중인 선박 중 대체연료 추진 선박은 1억3970만GT(1767척)로 GT 기준 52%를 차지한다.
LNG는 대체연료의 72%를 차지하며 대체연료 추진 선박 시장에서 대세를 유지하고 있다. LNG선을 제외하고 LNG를 연료로 사용할 수 있는 컨테이너선은 글로벌 발주량에서 GT 기준 62%를 차지했다. 지난해까지 주목을 받았던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비중은 18%로 나타났다.
CGT 기준 글로벌 조선소 순위에서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153척, 927만3000CGT), 한화오션 거제사업장(117척, 891만2000CGT)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120척, 884만CGT)가 1~3위를 유지했다.
HD현대삼호(107척, 595만CGT)가 6위, HD현대미포(127척, 285만3000CGT)가 10위로 글로벌 10위권에 한국 조선소 5개가 포함됐으며 후동중화(86척, 741만8000CGT), 뉴타임즈조선(158척, 636만7000CGT), 장난SY그룹(100척, 431만3000CGT), 상하이와이가오차오(83척, 353만3000CGT), 양즈신푸(56척, 327만9000CGT) 등 중국 조선소들도 10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다롄에 위치한 헝리중공업(구 STX다롄)은 12위(87척, 274만5000CGT)까지 오르며 1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49척(102만6000CGT)으로 35위에 그쳤던 헝리중공업은 올해 들어 적극적인 수주에 나서며 단일 조선소 기준 글로벌 순위에서도 비약적인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