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제공=연합]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해운운임 시장의 급격한 시황 둔화가 전망된다. 하반기 이후 컨테이너선 운임이 빠르게 가라앉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변수’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주도해온 미중 무역전쟁과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하고 있다. 고율 관세 부과, 중동 지역의 휴전 합의 등 복합적인 경영환경 변화가 컨테이너선 시황 하락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운임 시황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지수(SCFI)는 지난 29일 전주 대비 73.75포인트 하락한 2233.83을 기록했다. 

SCFI는 3주 연속 하락세다. 지난 7월 초 연고점을 찍은 뒤 내리막이 이어지고 있다. 연말 시즌의 ‘반짝’ 상승이 끝나 뒤 지속적인 물동량 수요 약세와 대형 선사들의 공급 확대가 겹치며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미국 대선 이후 해운 시장은 ‘피크아웃’의 가속화를 경계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핵심 공약으로 삼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하락세를 탄 해운 시황의 약세가 심화될 거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컨테이너선 시장은 주요국 간 무역분쟁에 따른 직접적인 물동량 감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올해 고운임 시황을 이끈 홍해사태의 해결 가능성에 운임 하락이 가팔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제공=HMM]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제공=HMM]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는 “과거 트럼프 1기 2018년 이후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물동량 증가율이 2019년까지 빠르게 둔화됐다”면서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수요둔화가 나타날 경우 2027년까지 매년 선복량 증가율 대비 1~2%p 이상 낮은 수요 증가율로 시황 하락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라고 관측했다.

시황을 지지해온 ‘홍해 사태’로 인한 수에즈 운하 통항 제한도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으로 해소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경우, 수요 증가율은 감소하는 반면 선복량 증가 효과는 커져 심각한 시황 악화를 초래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현 상황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깊어진 무역 경쟁 속에 다변화된 교역 루트의 확대 가능성을 관측하고 있다. 미국의 관세 정책 하에 공급망 다변화와 새로운 물류 경로 확보에 나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트럼프 2.0 시대와 해운산업에 대한 영향’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 2기 역시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긴장이 심화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은 아세안(ASEAN) 국가 및 유럽으로의 수출 확대 가능성을 높이며 이는 해운사들에게 새로운 물류 전략과 기회 창출의 계기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영향력이 중국과의 패권경쟁 등 세계 무역시장에 미칠 변수가 커 관련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앞서 경험한 트럼프 1기 당시세계 교역시장의 물동량 변화는 크게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세 정책에 따라 완성품 수출에는 희비가 있지만 당시 제3국을 통한 우회 물량이 커졌고 물류 전반에 있어 부정적인 여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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