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한국 조선업계가 중국에 이어 2위의 선박 수주 실적을 기록했지만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이어갔다. 신조선가지수는 주춤했지만 내년 상승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11월 전 세계 선박 수주량은 387만CGT(표준선 환산톤수), 124척으로 전월 282만CGT 대비 37%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322만CGT와 비교하면 20% 늘었다.
중국이 236만CGT(73척, 61%)를 수주해 1위를 달렸다. 한국이 114만CGT(24척, 29%)로 뒤를 이었다.
그러나 척당 실적으로 보면 한국은 4만8000CGT/척, 중국은 3만2000CGT/척으로 한국이 1위였다. 척당 환산톤수가 한국이 중국의 1.5배였다.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메탄올-레디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가치 및 친환경 선박을 다수 수주한 결과다.
올해 1~11월 전 세계 누적 수주는 6033만CGT(2159척)로 전년 동기 4451만CGT(2057척) 대비 36% 늘었다. 이중 한국 1092만CGT(248척, 18%), 중국은 4177만CGT(1518척, 69%)를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1%, 62% 증가했다.
11월 말 클락슨 신조선가지수(Newbuilding Price Index)는 189.18로 지난 10월(189.64) 보다 0.46 떨어졌다. 선종별로 보면 LNG운반선 2억6000만달러, 초대형 유조선(VLCC) 1억2950만달러, 초대형 컨테이너선(2만2000~2만4000TEU)은 2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초대형 컨테이선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조선가지수가 하락했지만 이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내년부터 상승 전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승한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선가 하락을 견인한 선종은 벌크선, 탱커, LNG운반선인데 이 중 벌크선과 탱커는 중국 조선소들 중심의 저가 수주가 배경이기 때문에 국내 조선 3사 입장에서 우려할 요인은 아니다"라고 봤다.
LNG운반선의 경우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LNG 수출 임시 중단 조치로 인해 북미 지역 LNG 액화 프로젝트들의 최종투자결정(FID)이 지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발주 감소세로 인한 자연스러운 선가 하락이라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그러나 조선 3사의 실제 계약선가에는 아직 우려할 만큼의 큰 영향은 없다"며 "내년 상반기 트럼프 취임 이후부터는 북미 지역 LNG 액화 프로젝트들의 FID가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른 대규모 LNG운반선 발주가 나오며 선가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