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중견 건설사 KCC건설가 올해 역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눈에 띄는 건 건설사의 핵심 수익원인 주택 사업을 단 한건도 수주하지 않고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대체 수익원은 토목공사. 수익성은 낮지만 꾸준한 이익을 안겨주다보니 KCC건설 실적 반등의 배경이 됐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CC건설은 올3분기 매출액 3998억원, 영업이익 2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다소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3배 가까이 늘어났다. 누적 영업이익도 466억원으로, 같은 기간 2배 증가했다. 이에 따른 3분기 영업이익률은 6.51%로, 1년 전 1.91%에서 3배 이상 상승했다.
눈길을 끄는 건 건설사의 핵심 수익원이라 할 수 있는 '주택사업'을 단 한 건도 수주 하지 않고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올해 분양을 진행한 곳도 '대전 르에브 스위첸' 한 곳에 불과하다.
KCC건설이 올해 '주택사업'을 멀리한 이유는 리스크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주택경기 침체에 원가 상승 악재까지 겹쳐 주택사업은 하면 할수록 손실로 이어지는 구조가 됐다. 여기에 중견건설사는 수도권 보다 지방에 공급하는 물량이 많은데 지방 아파트 시장이 최근 극심한 미분양 사태에 시달리고 있다는 점도 KCC건설이 주택사업에 선을 긋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다.
10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836가구로 한 달 전보다 1.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방은 미분양 물량(5만1888가구)이 1.9% 줄었는데, 여전히 전체의 80%가량이 지방에 몰려 있다. 준공 후 미분양, 즉 악성 미분양은 한 달 전보다 6.1% 증가한 1만8307가구 규모에 이른다. 2020년 7월 1만8560가구를 기록한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많다. 악성 미분양 역시 대부분 지방에서 늘었다.
물론 KCC건설이 올해 10월 분양에 나선 '르에브 스위첸'은 미분양이 급증한 대전에서 '전세대 마감'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그러나 꾸준한 지속성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KCC건설은 주택사업에 있어 '보수적 기조'를 취하고 있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https://cdn.ebn.co.kr/news/photo/202412/1644823_656498_1359.png)
대신 주택사업의 부재는 토목사업으로 채웠다. KCC건설은 토목·건축·분양사업을 영위한다. 이 중 토목사업의 비중은 3분기 15.82%로, 전년 대비 12.21%에서 3.61%p 늘어났다. 같은 기간 건축과 분양공사 비중이 줄어든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다. 주요 사업으로는 강릉~제진 철도건설 제5공구 노반시설 기타공사,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 500kV 동해안 변환소 토건공사, 23-U-탄약고 교체 시설공사 등의 공사공사를 맡고 있으며 성수동 스틱 업무시설, 다이소 세종허브센터 신축공사 등의 민간 공사도 함께 진행 중에 있다.
일반적으로 토목공사는 건설사에게 돈이 되는 사업은 아니다. 수익성은 낮지만, 업황에 따라 수주 기복이 심한 민간사업과 달리 물량이 꾸준히 공급됨과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실제 KCC건설의 3분기 원가율은 88.3%로, 상반기 91%에서 낮아지며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됐다. 또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등 금융 관련 리스크가 적고, 현장 인력도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하다. 주택사업이 부진할 때 이 만한 대안이 없다.
업계는 KCC건설이 주택경기가 회복되기 전까지 계속해서 토목공사 중심의 사업구조를 추진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KCC건설의 올해 수주목표는 토목 7163억원, 건축 1조490억원으로 총 1조 7653억원으로, 지난해 수주목표액 2조2487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토목공사 수주액은 전년 보다 1796억원 더 높게 잡았다. '잘하면 전 가구 마감'이라는 불확실성에 기대기 보다 작게 나마 안정적으로 이익을 내는 토목공사에 더욱 매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돈이 되는 수도권 분양 시장은 대부분 대형사들이 차지하고 있다"며 "KCC건설과 같은 중견건설사들은 토목사업 중심의 공공공사를 통해 수익성을 보전하고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