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023년 인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방문한 모습. [제공=LG전자]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2023년 인도 뉴델리 판매법인과 노이다에 위치한 가전 생산라인과 연구개발센터 등을 방문한 모습. [제공=LG전자]

가전·모바일·자동차 관련 국내 기업들이 신흥 경제 대국으로 떠오른 인도로 눈을 돌리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은 인도 현지 시장 공략을 위해 생산능력 확대, 기업공개(IPO)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도가 공급망 다변화 측면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막강한 내수 잠재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를 공식화하며 본격 상장 절차에 돌입했다.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인도 시장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국내 기업들의 '인도 러시'는 약 14억명의 인구를 가진 인도의 성장 잠재력이과 무관치 않다. 

특히 지난해 기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보급률이 각각 38%, 17%, 8%로 낮은 수준인 인도는 20∼30대 고객이 많고 중산층이 늘고 있어 스마트폰, 가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일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SEBI)에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청구서(DRHP)를 제출했다. DRHP는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현황 등을 공개해 상장 심사를 받는 첫 단계다. 이후 공모가와 공모일을 확정하는 데 사용된다. 

업계에서는 LG전자의 인도 증시 상장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DRHP 심사에는 약 3개월이 소요된다. 이후 수요예측과 최종 증권신고서(RHP) 승인을 통해 IPO 절차가 마무리된다.

앞서 블룸버그는 LG전자의 인도법인 기업가치를 약 130억 달러(한화 약 18조 원)로 평가하면서 최대 15억 달러를 조달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여기에 노이다, 푸네 등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 노이다에 첫 법인을 설립한 이후 27년간 인도에 판매·생산법인뿐 아니라 본사 R&D 보조 기능까지 아우르는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한 바 있다. 세탁기와 냉장고 등 LG 생활가전은 이미 현지에서 프리미엄 국민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은 2018년 2조4703억원에서 지난해 3조3009억원으로 5년새 33.6% 늘었다. 회사 측은 오는 2030년까지 인도에서 현재보다 3배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사업을 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삼성 BKC' 참석자들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삼성 BKC' 참석자들이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S24 시리즈를 체험하고 있다. [제공=삼성전자]

일찌감치 인도 시장에 진출한 삼성전자도 현지 사업 강화와 지속 성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재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노이다 공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TV 시장에서 2017년부터 지금까지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2023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2017년 이후 6년 만에 1위를 탈환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12년 인도 릴라이언스 그룹의 자회사인 지오에 4G LTE 네트워크 장비를 단독 공급했으며, 2014년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나선 뒤 2년 만에 인도 최초의 4G LTE 전국망을 완성했다.

삼성의 네트워크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챙길 정도로 공을 들이는 분야다. 지난 7월 이 회장은 인도 뭄바이 출장 중 아시아 최고 갑부 무케시 암바니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회장의 막내아들 결혼식에 참석했으며, 사업장을 점검하기도 했다.

한편 현대차 인도법인은 지난 10월 인도 IPO를 통해 약 190억달러(26조4822억원)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인도 IPO 역사상 최대인 33억달러(약 4조6000억원)를 조달하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현대차는 인도를 생산 및 수출 거점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지난 1996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는 그간 견실한 성장세를 한단계 더 끌어올려 14억 인구를 보유한 세계 3위 규모의 현지 자동차 시장에서 '톱티어'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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